극명하게 갈리는 대선후보 입장
안철수 “비핵화 후속조치로 이뤄져야”
심상정 “종전선언 넘어 평화선언해야”
문재인 정부가 임기말 주력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차기 주요 대선후보들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종전선언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입장이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시기와 ▷대북전략에 있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선(先) 보상 후(後) 비핵화’의 구도에서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끌 초기적 조치로 바라보고 있다. 종전선언 자체가 남북미중 혹은 남북미 간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보고 조건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반도 종전선언’은 획기적인 남북관계 발전의 전환점”이라며 “종전선언이 실행되면 한반도 리스크는 사라지고, 남북간 협력의 시너지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종전선언이 대화의 입구라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대화의 최종 출구”라며 “종전선언으로 시작해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지는 평화 프로세스는 정권 임기와 관계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의 시각에서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협상 과정에서 취할 수 있는 ‘중간단계 조치’로 인식한다. ‘전쟁의 종결’을 알리는 종전선언의 특성상 무조건적 선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지 못한 채 북한이 정전협정 및 유엔사·주한미군 주둔 문제가 연계해 악용하게 할 소지를 키운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윤 후보는 지난달 12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남북 간 정전 관리 체계 상태인데, 북한이 핵무장을 계속 강화해가는 상황에서 국제법상의 효력이 있는 법적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난망하다”며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을 해버리면 정전 관리체제인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고, 유엔사가 관리하는 일본 후방기지 역시 마찬가지라 비상상황 발생 시 대한민국의 안보에 중대한 문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마찬가지다. 안 후보는 앞서 지난달 10일 열린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인가 단순 위협인가?’ 정책 토론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후속조치로서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현재진행 중임에도 문재인 정부가 모든 외교역량을 종전선언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종전선언에 찬성하지만, 보다 나아간 ‘평화선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바뀌는 건 없다’는 정전협정을 완전히 해소하는 종전선언을 추구하는 것이다. 심 의원은 지난 6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한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촉구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불발 이후 남북관계 냉각의 책임이 북한의 ‘성급한 태도’와 문재인 정부의 ‘군비증강’에 있다고 양측을 비판했다.
종전선언이 북미 사이 검토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지난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기여의지에 따라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종전선언에 대해 공개발언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청와대는 종전선언에 대한 첫 발언이자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분석한 반면, 보수 측에서는 결과적으로 종전선언에 대북제재 완화와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전제조건을 달았다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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