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매각 후 정상화 과정 거치며 과거 부채 속속 출자전환
경쟁 건설사들도 채권 전환 통해 주주명단에 등재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동부건설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동부건설에 대한 법정관리로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보유 매출 채권이 시간이 훌쩍 흘러 동부건설의 정상화로 출자전환을 거친 주식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5일 동부건설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근 GS건설과 롯데건설을 대상으로 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받게 되는 동부건설 주식은 GS건설이 8만1685주, 롯데건설이 5만2447주다.
동부건설은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을 출자 전환해 신주를 발행한다는 회사 정관규정에 근거한 유상증자”라며 “출자전환을 통한 원회생계획 및 변경회생계획 이행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경쟁 건설사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GS건설이 5048주를, 4월에는 두산건설이 528주를 배정 받기도 했다. 두산건설은 2020년 10월 184주, 7월과 지난해 4월에도 각각 462주와 528주를 출자전환을 통한 유상증자로 동부건설 주식을 취득한 바 있다.
현대건설과 남광토건, 대우건설도 2020년 4월 각각 2만7513주와 2만860주를 전환받으며 동부건설의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에는 대우건설이 77만1933주를 받았고, 쌍용건설도 646주를 배정 받았다. 경남기업과 코오롱글로벌, DL이앤씨 등도 동부건설의 회생절차가 시작된 이후 출자전환을 통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상당수는 시장에 매각됐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여전히 주식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S건설은 72주를, 현대건설도 411주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대우건설과 두산건설 등은 받은 신주를 매각한 상태다.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로도 잘 알려진 동부건설은 1969년 미륭건설로 시작해 1989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모 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해체로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16년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펀드가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2017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렇게 마련된 현금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과거 회생채권을 상환하고 있다. 경쟁사인 주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도 이 일환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7월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1조9172억원으로 업계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건설 주식을 받은 경쟁사 쌍용건설이나 두산건설보다 높은 순위이자, 역시 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16위 코오롱글로벌과 비슷한 규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보고서에서 “지난해 3조원 수주 달성은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한진중공업 인수 작업이 마무리돼 지분법이익으로 영업외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