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연간 매출 300조원에 넘길 듯
2021년 사상 최고 매출…반도체·스마트폰 쌍끌이
반도체 D램 가격 하락폭 적어…반도체 수요 견조
폴더블 시리즈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따른 호조
전문가들 “메모리 반도체 견조…300조원 시대될 듯”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280조원에 육박하는 279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3년 만에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2021년 4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3조8000억원을 발표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48%, 52.49%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79조400억원, 영업이익은 51조5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동시에 연간으로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증권가의 전망치(278조원)를 상회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망치(52조원)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연간 최고 매출 직전 기록은 2018년 244조원이었다.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연간 매출이 17.83% 증가하며 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사업이 호황을 맞았고, 프리미엄 가전 호조와 신규 폴더블폰의 흥행 성공으로 세트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8년 최고 기록인 59조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전년 동기보다 43.29%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였다.
전분기 대비로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7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77% 감소했다.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삼성전자 측은 “4분기 실적에 1회성 특별격려금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삼성은 2013년 이후 8년 만에 계열사에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다.
'매출 300조원 시대'에 다가선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연간 매출 300조원 시대에 한발 다가섰다. 7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수준의 연간· 분기 매출을 기록한 데에는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부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3세대 폴더블폰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것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D램 시장에서 4분기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데다 시장 수요도 비교적 견조했다는 평가다. 평균판매가격(ASP)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직전 분기보다 3~5% 가량만 하락한 것으로 추산됐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려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반도체 수요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과 구글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4분기에 다시 진행됐고 재택근무를 적극 도입한 기업들이 증가했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서버를 추가로 구축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연간 영업이익이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메모리 분야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단가 상승과 수율 개선 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폰 사업도 힘을 보탰다. 새롭게 선보인 폴더블폰 시리즈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갤럭시 Z’ 시리즈의 판매량은 2020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1년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이 2020년보다 대비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 증가율이 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훨씬 웃돈 셈이다. 특히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 3’는 전세계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출시 약 한 달 만에 삼성전자의 지난해 폴더블폰 판매 대수를 넘어섰다.
가전부문 역시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연말 성수기를 거치며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노트북과 태블릿PC 등 중소형 정보기술(IT) 기기 판매가 늘면서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기준 매출 330조원, 영업이익 68조원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44조원으로 전년 대비 47% 성장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 시작, 파운드리 단가 상승, 엑시노스(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정 고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부터 비메모리 파운드리 부문 실적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5나노미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수율을 개선하면서 올해 파운드리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70%가량 늘어난 2조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분석도 있다.
스마트폰 사업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가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양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디스플레이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확대로 인해 5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험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 산시성 시안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삼성전자 공장 생산 조정,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의 화재에 따른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이런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전망이 밝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코로나는 장기화됐고, 반도체 공급 부족은 앞으로도 2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파운드리를 비롯한 반도체 가격이 높아진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매출 300조원 달성은 가능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과 디지털 전환이 결합되면서 우리나라가 경쟁력 갖고 있는 반도체·IT중심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디지털 전환에 계속 적응해 나가는 지, 반도체 시장 사이클 악화됐을 때를 대비할 수 있는 지, 강점 이외 분야의 추격을 어떻게 따돌릴 수 있는 지 여부가 향후 실적 유지에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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