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가전, 월풀 제치고 글로벌 1위 올라
삼성 팬들 “가전은 삼성, TV 포함하면 삼성이 매출 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가전은 역시 LG?”
LG전자가 월풀의 매출을 제치며 생활가전 분야 글로벌 1위를 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가전은 역시 LG’라는 말에 좀처럼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삼성 팬’들의 하소연이 나온다. 가전의 핵심인 TV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앞선다는 지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28.7% 증가한 74조72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사업 본부가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는데, 특히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가 매출 27조1097억원을 기록하며 미국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월풀은 지난해 매출이 219억8500만달러(약 25조1702억원)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863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이 H&A 사업본부(2조2233억원)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러한 LG전자의 실적을 비판적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삼성전자 가전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다. TV를 포함한 가전 실적을 비교하면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월등히 앞선다며 ‘가전은 LG’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CE) 부문에서 55조8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TV 사업을 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3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TV를 제외한 가전으로만 따지면 LG전자에 밀리지만, TV를 합치면 LG전자(44조3283억원으로)보다 약 11조5000억원 가량 판매 규모가 앞선다.
삼성전자 가전을 선호한다는 40대 양모 씨는 “‘백색가전은 LG’ 혹은 ‘TV는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등의 말들은 모두 LG전자에게 유리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실제 할인을 생각해보면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저렴한 면도 있고, 제품 경쟁력도 더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무 자르듯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제품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의견이다. 한 가전업체 직원은 “혼수용품 문의가 많은데 하나의 브랜드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품별로 소비하는 경우도 있다”며 “TV·냉장고는 삼성전자 것을 사고, 에어컨·청소기는 LG전자 것을 사는 식”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 가전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지만 삼성전자는 유지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오모 씨는 “아직 많이 사용하진 않지만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기인 것으로 안다”며 “LG전자가 지난해 중순 스마트폰을 접은 이상 가전 경쟁력은 삼성 쪽에 기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전시장에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모두 ‘공간 인테리어 가전’ 흥행을 일으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 ‘오브제컬렉션’을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생활가전을 넘어 최근 자사의 TV 라인업인 ‘올레드 에보’에까지 접목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냉장고, 오븐레인지, 전자레인지 등으로 구성된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를 출시한데 이어 리빙 제품까지 추가해 ‘비스포크 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