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화력발전 현장소장, ‘부실 수압시험’으로 손해

법원 “고용관계 지속할 수 없어” 사측 손 들어줘

화력발전소 [123rf]
화력발전소 [123rf]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화력발전기 누수로 2100억 상당의 손해를 본 건설회사가 소송을 통해 현장소장이 책임을 추궁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14부(부장 이상훈)는 A 건설사가 전 공사 현장소장 B씨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B씨는 토목·건축공사 및 해외종합건설업체 A사에 2016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모로코 화력발전소 건설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설계에서부터 구매관리, 시공, 시운전 및 검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2017년 7월 공사현장에서 추기계통과 고압급수가열기를 분리하지 않고 수압시험을 실시해 원칙과 절차를 어겼다. 추기계통 튜브가 터빈 및 급수가열기 등 여러 중요 기자재와 복잡하게 연결돼 난항이 예상되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5달 뒤 화력발전기 시운전 과정에서 3대의 고압급수가열기의 튜브에서 누수가 발견됐고, 사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A사는 재설치 비용 및 공기지연으로 2117억 원의 손해를 입자 권고사직 결정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라 주장한 B씨에 대해 “비위 정도에 비해 징계가 과도하다”며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A사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 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B씨에게 책임 사유가 있다”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 통상적 절차를 따르지 않아, 그 자체로 심각한 계약위반 또는 계약상 책임 발생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B씨가 상부에 보고했더라도 결정에 따른 책임이 면제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B씨는 “당시 발주처 측의 승인이 있었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발주처 승인이 있었더라도 애초, B씨가 책임자이며 앞선 수압시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등에 대한 별도의 면제 약정이 없는 이상 책임 면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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