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자율적 규제, 게임산업 재도약 첫 걸음"
지난 10여년 간 거침없는 성장을 거듭해온 게임산업이 침체의 깊은 늪에 빠져들고 있다. 플랫폼 트렌드의 변화,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 약화, 게임산업 규제 등 다양한 악재들이 겹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찾아야할지 알 수 없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망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한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1980년대 북미 게임업계를 강타한 '아타리쇼크'가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미래 콘텐츠 산업 중 가장 각광받았던 게임산업이 벼랑 끝에 내몰려있는 것이다. 업계인들은 모두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게임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현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해결의 돌파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위기의 게임산업 돌파구는 없는가'라는 주제를 갖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김성곤 국장과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 '대중화된 게임, 타 산업군과도 협업 필요 - 게임의 글로벌 표준, 한국이 선도해야
김성곤 사무국장은 지난 2010년부터 K-iDEA의 전신인 한국게임산업협회부터 사무국장직을 맡으면서 게임 관련 정부 정책과 관련, 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김성곤 사무국장은 현 상황에 대해서 산업을 옥죄는 '규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꼽았다. 법적인 강제적 규제가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자율 규제'와 '글로벌 협업'을 강조했다.
기자 : 게임산업 위기, 정말 심각한 상태 아닌가김성곤 사무국장 : 전반적으로 침체기인 것은 사실이다. 4~5년 전만 해도 방향성이 있었지만, 요즘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워낙 많은 변수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미래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자 : 현재 게임산업 위기에 대해서 플랫폼의 변화, 게임규제 정책, 글로벌 게임사들의 역습 등 다양한 이유를 꼽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김성곤 사무국장 : 콕 집어서 한가지 이유를 꼽을 수 없을 것 같다. 모든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플랫폼 변화 속에서 규제도 많았고, 국내 시장에 해외 게임사들이 무혈입성(모바일 기준)할 수 있다는 등의 복합적 원인이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규제'를 꼽고 있다.
기자 : 몇몇 국회의원들은 게임 관련 법규 강화와 게임사들의 매출 타격은 관련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김성곤 사무국장 : 셧다운제는 강제적인 규제다. 당장의 매출 피해가 없다는 논리를 가지고 규제를 용인하는 것은 그들만의 편협된 시각이다. 강제적 규제를 산업에 들이댄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게임산업과 관련된 법안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사회정책과 산업정책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입장이다. 규제의 올가미가 게임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관련 산업 투자에 발목을 잡고 있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산업에 인재들이 들어오고 싶어하겠는가. 한층 더 발전이 가능한 산업의 길목에 큰 바위가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다.
기자 : 규제 관련 이슈에 대해서 정확히 어떤 해결 방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김성곤 사무국장 : 협회에서는 차단 규제를 철폐하고 자율 규제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게임사들이 직접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자율적 정화에 앞장선다면, 법적인 강제 규제를 자율 규제로 전환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게임과 관련된 사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누구나 안전하게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환경 등이 그 첫 번째 시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협회 측에서 좀 더 다양한 모니터링 활동을 전개하고 게임사들의 분쟁을 조율하는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기자 : 자율규제 이외에도 글로벌 협업에 대해서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가김성곤 사무국장 : 모바일 플랫폼 환경이 대중화되면서 게임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 마니아 층의 산물이 아닌, 대중들의 놀이문화 콘텐츠로 게임이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게임기업들도 이런 대중화에 발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전 세계 유저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우리 게임사들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지만, 각 나라마다 정책이 달라 직접적인 진출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게임 출시에 있어서 글로벌 표준화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도 포함된다. 그리고 그 가이드를 만드는데,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입장을 취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기자 : 남경필 협회장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김성곤 사무국장 :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기조를 두고 그 중심에 게임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산만했던 협회 분위기를 다잡고 현업 종사자들과 많은 대화를 시도했다. 업계 의견을 하나로 모으면서 구심점 역할도 했다. 물론, 업계인들에게 쓴 소리도 많이 했다. 성숙된 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끄집어 냈고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발 벗고 나섰다고 생각한다.
기자 : 협회 회원사들이 줄어들면서 게임문화재단 운영까지 어려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김성곤 사무국장 : 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사회 회원사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회원사들이 힘들어짐에 따라 게임문화재단 기금 모금 또한 어려워졌다. 게임 콘텐츠 시장이 변화한 만큼, 게임사 이외에 다양한 산업군에서 기금을 모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구글, 애플 등 플랫폼 홀더는 물론, SKT, LG, KT 등 이통사들도 참여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할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 중에 있다. 이 밖에도 게임문화 연구소 지원 등 콘텐츠 상설 기관 설립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자 : 다양한 산업군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여를 유도시킬 계획인가. 김성곤 사무국장 : 모바일게임 대중화는 게임산업 혼자 일군 산물이 아니다. 제작사, 퍼블리셔, 이통사, 플랫폼 홀더 등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이다. 최근 게임 콘텐츠물 수익분배에 대한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 만큼, 다른 산업군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남경필 협회장 주최로 타 산업군들의 대표들과 자리를 마련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한 적이 있다. 구체적인 협의점은 찾지 못했지만, 게임산업이 살아나야 자신들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다양한 지원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기자 : 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른 협회의 지원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성곤 사무국장 : 협회 차원에서 비즈니스 관련된 지원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스타를 통한 비즈니스 행사장을 마련하는 정도가 전부다. 협회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처하며, 비즈니스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토양 마련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산업적인 측면 이외에도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유도할 생각이다. 게임은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든 없어서는 안될 콘텐츠다. 정책을 만드는 관련자 중에 반드시 게임 개발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김성곤 사무국장 프로필 ● 1996년 ∼ 1998년 :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 2004년 ∼ 2007년 : 국회 사무처 ● 2007년 ∼ 2009년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 ● 2010년 3월 ∼ 現 : K-iDEA 사무국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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