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서 대통령 퇴진·민주화 시위 참여
안보국 요원에게 체포·구금·고문 등
당시 사진, 영상 등 기록 부재…구체적 상황은 기억
법원 “돌아갈 경우 체포·구금 등 우려 근거 있어”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자국 민주화 시위에 참여해 불법 구금과 고문을 당한 외국인이 난민인정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최기원 판사는 난민 3명이 서울출입국 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 결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5월 관광·통과(B-2) 체류 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이후 난민인정신청을 했고 서울출입국 외국인청은 이듬해 11월 ‘박해를 받게 될 거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인정 결정했다. 이후 법무부 이의신청도 기각되자 불복 소송을 냈다.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정치적 이유로 박해 받을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난민 A씨의 설명에 따르면 2011년께 본국 대통령 퇴진 및 민주화 시위에 나섰고, 2013년 4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현 대통령의 당시 쿠데타 반대 시위에 수차례 참여했다. 2017년 4월에는 업무상 다른 국가를 방문했다가 안보국 요원들에게 체포돼 불법 구금시설에 감금당하고 고문을 당했다. 같은해 5월에는 ‘테러행위 참여 및 화기·화염물질 소지’라는 거짓 혐의를 받아 구치소에 구금됐고, 이후 매주 1회 안보기관에 출석해 신상보고를 하는 조건으로 석방됐다. 2018년 2월 A씨는 자신의 아내, 자녀와 함께 출국했다.
최 판사는 “돌아갈 경우 다시 체포․구금되거나 강제실종 당할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근거가 있는 공포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며 난민 측 손을 들어줬다. A씨의 쿠데타 참가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지만 시위 목적, 장소,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을 참작했다. 2017년 4월 본국에서 안보기관의 압수수색으로 사진과 영상 등 관련 기록을 빼앗겼고, 이후 나머지 자료를 삭제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였다. A씨의 미결구금명령서에는 실제 구금 기록이 남아있고, 당시 A씨 부친이 자국 검찰총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엔 아들이 행방불명됐다는 내용이 담긴 점을 토대로 구금 사실도 받아들였다. ‘가족결합의 원칙’에 따라 A씨의 아내와 자녀도 난민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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