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넘긴 사안 재입법 동력 크게 떨어져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올해 말 폐기 위기에 몰렸다. 여야가 이들 쟁점 일몰법안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올해 마지막이었던 28일 본회의 상정과 통과가 불발되면서다. 여야는 연초부터 빠르게 일몰법안 보완과 재입법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한 번 시한을 넘긴 사안에 대한 재입법 동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31일 쟁점법안의 일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합의만 되면 한나절 만에도 통과는 가능하다”며 연말 전 추가 본회의 개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처리 시한이었던 28일 본회의를 넘기면서 여야 모두 협상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감지된다.

전날 본회의에 오르지 못한 쟁점 일몰법안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근로기준법 개정안(추가연장근로제 일몰 연장) ▷국민건강보험법·국민건강증진법(건강보험료 국고 지원 연장) 등이다.

화물차 운수사업법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앞서 정부여당이 화물연대에 제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다시 수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렸고, 근로기준법 개정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오른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과 얽혀들어가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건강보험 재정 국고지원 일몰을 폐지하고 항구적으로 법제화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과, 건강보험료 ‘폭탄’을 막기 위해 일몰제를 일단 유지해야 한다는 여당의 입장차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전력법과 가스공사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내년으로 넘어간 일몰법안 논의에 ‘대통령실’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지금 (협상 교착) 상황은 대통령실이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실이 하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 현장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윤심’에 막힌 예산안을 어렵게 처리했건만, 이번에는 여야가 처리를 합의한 일몰법이 또 발목잡혔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노동자 생존권을 다루는 법안을 ‘대통령 심기 경호법’이나 ‘괘씸 노조 응징법’쯤으로 여기는 정부·여당의 유치하고 졸렬한 국정 운영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여당은 보다 일몰을 기정사실화하고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전날 안전운임제 일몰 후 실효성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일몰 후 재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의견이 서로 좁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연내 합의가) 쉽지 않다. (현장에) 혼란이 생기면 (재입법 논의에) 어떤 동력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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