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과거 나치 정권이 핵무기 개발에 사용한 비밀 벙커와 지하터널이 오스트리아에서 한 영화감독에 의해 발견됐다.
29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화감독 안드레아스 술저는 오스트리아 북부 린츠 시 인근의 마을에서 나치가 원자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비밀리에 사용한 지하 벙커와 터널망을 발견했다.
술저는 미국인 첩보원으로부터 입수한 미국 전략정보국(OSS)의 나치 보고서를 토대로 추적 끝에 벙커를 찾아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OSS가 1944년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나치의 비밀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곳에선 정상적인 방사능 수치보다 많은 양의 방사능이 검출돼 술저가 비밀 지하시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지하 핵무기 개발시설은 면적이 75에이커(약 30만3514㎡) 정도로, 터널을 통해 베르크리슈탈 공장과 연결돼있었음이 확인됐다.
베르크리슈탈 공장은 독일의 첫 제트엔진 전투기인 메서슈미트 ‘Me 262’가 생산된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연합군은 나치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풀기 위해 베르크리슈탈 공장을 조사했으나, 지하 터널을 발견하지 못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낸 바 있다.
술저는 이 지하 시설이 인근의 마우트하우젠-구센 집단수용소에서 강제 동원된 포로들에 의해 건설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32만명에 이르는 포로들이 이 시설을 건설하느라 갖은 고생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치는)유럽 전역에서 끌려온 포로들 중에서 물리학자, 화학자 또는 기타 전문가들을 선발해 이 가공할 만한 프로젝트에 투입했다”면서 “이곳은 히틀러 치하 ‘제3제국’(1933년~1945년)에서 가장 큰 무기 개발 시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치 정권도 이 핵무기 개발 시설을 중요시해 나치 친위대(SS) 대장이었던 하인리히 힘러가 1941년 직접 이곳을 방문했다고 술저는 덧붙였다.
한편 오스트리아 경찰은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주 술저의 발굴을 중단시켰다. 술저는 이 시설에서 SS 헬멧 등 나치 유물이 발견됐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크다면서 조만간 발굴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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