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오는 3월께 출시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자산가들을 유혹할 채비를 갖췄다.

이자나 배당 소득에 종합소득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원천세율만 적용하는 것이 매력포인트다. 비우량 회사채에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대신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부실 기업의 막힌 돈줄을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제혜택을 받는 대상이 되는 이들은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이다.

고위험ㆍ고수익을 감당할 여력이 되는 이들이 총자산의 30%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인 비우량 채권이나 코넥스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동양사태 이후로 양극화가 심해진 자금조달 시장에서 부실기업과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특히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국내 금융투자기관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난색을 표한다.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마스터 PB는 “동양사태 이후 자산가들이 건설이나 해운, 조선 등 업황이 좋지 않은 기업의 채권 투자에서 거의 손을 뗐다”면서 “두산건설이 BBB+로 매매금리가 연 4%하던 것이 9% 하이일드 수준인데도 매입에 나서지 않을 정도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투자하는 자산가들이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세제 혜택만 노리고 투자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자본시장 상황으로선 세금을 아끼겠다고 원금이 깨질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려는 자산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제 혜택 조건도 제한적이다.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입액은 1인당 5000만원까지로 올해 12월 말까지 가입한 경우만 해당한다. 펀드 계약기간은 1년 이상에서 3년 이하일 때만 세제 혜택을 주고, 1년 이내 펀드를 해약하거나 환매하면 분리과세를 적용받지 못한다. 3년 이상 투자해도 세제혜택은 없다.

펀드를 설계해야 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1년에서 3년으로 한정된 기간 동안,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운용하기에는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거래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한다는 얘기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하이일드펀드의 시장 규모는 2013년말 기준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2조3000억원 가량은 해외형이고, 국내형 하이일드펀드는 1100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를 유도하기 전에 기관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맞다”면서 “시장이 활성화되고 ‘좋더라’는 소문이 나야 자산가들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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