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담창구 북새통…콜센터도 먹통 고객들 “거래중단”…카드재발급도 줄이어 포털에 ‘카드3사 불매·소송 서명’ 청원도

“주민등록번호 유출된 거 확인하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오전 9시20분. 여의도의 한 국민은행 지점에는 아침부터 은행을 찾은 한 60대 남성이 상기된 모습으로 안내데스크에 있는 직원의 안내를 받았다. 상담창구에서 10분 가까이 대화를 나누던 중 상담창구의 직원은 두어 차례 이 고객에게 고개를 흔들었고, 이내 이 남성은 체념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카드 재발급을 받으러 왔다”는 이 남성은 “당장 카드 쓸 일이 많은데, 먼저 쓰던 카드는 중지했고 새로운 카드를 발급 받는 데 3일이나 걸린다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첫 월요일인 20일, 서울 인근의 국민은행, 농협 등에는 이른 아침부터 은행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출근시간이라 사람이 가득 찬 것은 아니었지만 5, 6개의 상담창구는 빈자리 없이 꾸준히 재발급 관련 상담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카드 재발급을 요청하는 사람들이었다. 오전 9시 국민은행 서여의도 지점에 들른 60대 남성 장모 씨는 “일단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고 자동이체되던 것들을 모두 해지했다”며 “주거래 은행이라 이것저것 연결되는 게 많은데 보험사에도 연결해야 하고 할 게 많아 복잡하다”고 말했다. 50대의 김모 씨도 “재발급을 받으러 왔는데 언제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른다고 한다”며 “급한 대로 쓰던 카드는 중지시켰다”고 말했다.

많은 고객들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에 연결된 거래가 많아 바로 해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 휴대폰 요금 등 자동이체로 연결된 것들이 많아 해지하는 게 더 복잡하다는 것. 특히 바로 카드를 써야 하는데 재발급받은 카드가 집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더욱 답답한 눈치였다.

직장인 김모(62) 씨는 “공과금은 물론 가정의 모든 거래를 국민은행으로 하고 있는데, 일단은 급한 대로 비밀번호만 바꿔놨지만 조만간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라며 “미안하다고 사과만 해서 끝날 일이냐”고 말했다. 30대 이모 씨는 “카드 재발급을 받으려 했는데 2~3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며 “일단 비밀번호만 변경하고 카드를 쓸 경우 문자메시지가 오도록 하는 서비스를 신청해놨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아침부터 불통인 고객센터 때문에 격앙된 모습이었다. 직장인 서모(57) 씨는 “고객센터에 전화했는데 10분이 넘게 통화 중이라 부랴부랴 은행으로 왔다”며 “전화로 해지할 수 있다고 해놓고 전화를 안 받으니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신용등급까지 유출된 상황에도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상당수는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62) 씨는 “공과금은 물론 가정의 모든 거래를 국민은행으로 하고 있는데, 일단은 급한 대로 비밀번호만 바꿔놨지만 조만간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라며 “미안하다고 사과만 해서 끝날 일이냐”고 말했다.

한편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는 ‘대국민 신용정보유출 카드3사와 신용정보회사 강력처벌·불매·소송 서명운동’ 청원이 올라와 있으며 소송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20일 오전 9시 현재 43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도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음의 ‘카드3사소송카페’는 “(이번 정보유출 사건은) 카드사에서 특정한 일을 하던 외부업자가 고객정보를 고의적으로 빼돌린 범죄행위로 책임을 져야 한다. 해킹이 아닌 고의적 정보유출 사건”이라며 피해배상 청구 소송 공고를 냈다.

‘개인정보유출 피해자 집단소송 모임’이라는 카페도 게시판에 국민카드 등의 정보유출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신청방법과 신청서 양식을 올리는 등 집단소송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분노한 피해자들의 문의와 항의전화가 폭주하면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고객정보 유출 카드사들의 콜센터가 ‘먹통’이 돼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비상사태임에도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은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지 않은 채, 평상시처럼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서지혜 기자ㆍ권재희 인턴기자/


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