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에서만 매년 100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다는 난치성 피부질환, 아토피 피부염. ‘비정상적인ㆍ기묘한(atopy)’이라는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발병 원인도 정확하지 않고 치료법도 뚜렷하지 않다.

노건웅 박사는 아토피 분야 치료와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저명한 인사다. 하지만 면역 체계 조정을 통해 아토피를 치료하는 그의 방식은 보건복지부에서 규정한 검사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었고, 이 때문에 그는 지난 8년여간 복지부 및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법정 싸움을 해야 했다.

복지부와 공단은 2005년 노 박사가 정부가 정하지 않은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과잉진료를 하고 환자에게 부당하게 치료비를 부담시켰다며 9억여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고 그가 운영하는 의원에 영업정지처분을 내렸다. 노 박사는 이에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건은 임의비급여 문제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1심은 노 박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중증 난치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표준 치료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정부가 정한 치료방식만을 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의료전문가의 재량성 보장을 통한 치료 목적의 달성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충돌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항소심은 “정부가 정한 방식을 넘어 검사를 하고 약제를 이용했다”며 사실상 노 박사 패소로 판결했다.

노 박사는 상고했고, 사건을 5년 동안 심리한 대법원은 올해 초 3가지 기준을 제시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신의료기술을 사용하기 전 복지부와 요양급여 조정을 위한 사전 절차를 거쳤는가, 사용된 신의료기술이 의학적으로 필요했는가,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는가 하는 것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 조용구)는 “요양급여 환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을 통해, 노 원장이 법령에서 정한 요양급여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환자들의 동의를 받는 것도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환수 금액은 7억2000여만원으로 감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