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한해 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형항공사들의 표정이 노사간 임금협상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찍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 동결을 선언한 아시아나항공과는 달리 대한항공은 사측과 조종사노조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노조는 2013년 임금협상을 위해 지난 10월 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9차례에 걸친 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교섭 과정에서 사측과 노조측은 각각 자신들의 입장인 동결과 4.2% 인상만을 주장해 결국 지난 11월 28일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조종사노조는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임금조정신청을 한 상태다. 바로 올해 임금협상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사측에 위임했으며 이에 사측은 임금 동결을 선언한 대한항공 일반직노조와 상반된 결과인 것.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노사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대한항공과는 달리 일찍 노사간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평소 사측과 자주 마찰을 빚어왔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의 권한 일체를 회사에 위임했다. 또한, 단체협상 역시 지난 7월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와 관련된 미 연방교통안전국(NTSB) 청문회가 오는 10~11일 워싱턴에서 실시한다는 점을 감안해 협상이 불가하다 판단, 협상을 1년 유예했다. 이는 지난 8월 아시아나항공 사측과 일반직노조가 7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현행 단체협약을 유지하고 임금을 동결한 것과 같은 결과인 것이다.
이처럼 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노사간 임금협상에 대한 경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항공업계 불황에 따른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노사간의 충돌 없이 임단협 동결을 합의한데는 현재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한 회사 상황에 대한 노사의 공감이 있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2년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 3분기에는 비록 흑자로 전환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 영업이익이 41.8% 감소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역시 5년 만에 무급 희망휴직 등을 실시하고 있는 회사의 사정을 이해하고 임금 인상을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사측은 올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43.2%, 3.4%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항공업계 불황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조종사노조는 한진해운 1500억 현금 지원 및 신규 항공기 구매 등의 투자 규모를 볼 때 자금 여유가 있다며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4.2% 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인상액 90억원은 현재 회사 사정을 볼 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며 “아직 임금 조정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최종 결렬시에는 쟁의를 시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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