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영화 ‘아이언맨2’를 보면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회의 도중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영상을 똑같이 앞에 있는 대화면에 띄우는 장면이 나온다. 무선공유기(AP) 등 별도 네크워크 장치가 없는데도 스마트폰과 대화면끼리만 직접 연결되서 구현된 기능이다.

이처럼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술이 실제 국내 연구원을 통해 최초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대상을 보고 선택하면 바로 연결시켜주는 시선(視選)통신 기술이 개발됐다고 18일 밝혔다.

현재의 통신 방식은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IP주소, e-메일 등을 알아야 통신이 가능하다. 가령 주변 프린터에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보내 인쇄하고 싶어도 프린터의 IP주소를 모르면 할 수 없다. 하지만 시선통신 기술을 적용하면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가 프린터를 인식하기만 해도 바로 스마트폰 내 콘텐츠를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게 된다.

여러명이 모여있는 회의장에서 자료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e-메일 주소나 메신저 ID를 알아야 자료를 전송할 수 있었지만,시선통신을 통해 대상을 지정하면 바로 전송 가능하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에 있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주변에 있는 오디오나 TV를 통해서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상대방의 ID를 모르더라도 낯선 사람과의 통신도 가능해 진다. 통화하고 싶은 사람을 카메라로 지정하면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주변의 식당이나 극장, 커피숍, 백화점 등의 간판광고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 찍 듯이 포인팅하면 식당의 메뉴나 가격도 볼 수 있고 내부 인테리어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고 ETRI는 설명했다.

이 같은 시선통신 기술은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실행시킨 뒤 대상을 보고 사진을 찍듯이 선택하면 직진성 전파빔이 발생해, 이 빔을 받은 특정 대상의 기기가 응답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AP의 도움 없이 직접 통신하는 ‘와이파이 다이렉트’가 활용되는 단말 간 직접 통신인 D2D(Device to Device)에 속한다.

최대 70m까지 통신이 가능하고 주변에 단말이 많을 경우에도 기존 기술대비 탐색 단말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대상발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ETRI는 덧붙였다.

ETRI는 현재 SNS 회사나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는 칩 형태로 기술을 내장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는 업데이트를 통해 적용된다. 다만, 이 기술을 탑재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 시선통신이 가능하다.

방승찬 ETRI 무선전송연구부 부장은 “향후 안경형태의 단말과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 사용하거나 셀룰러 기반 기기 간 직접통신 방식과 결합할 경우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더욱 더 큰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과 관련 국제특허 22건을 출원한 상태다. 세계 시장은 오는 2020년 9억5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