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고장으로 시민들이 부상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8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에서 출근중이던 회사원 A(26ㆍ여) 씨는 에스컬레이터 디딤판을 지탱하던 고정장치가 파손되면서 디딤판이 아래로 떨어져 몸이 가슴께까지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에스컬레이터는 운행을 멈추지 않았고 시민들이 비상버튼을 눌러 정지시켜야 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오른쪽 무릎 부위 연골이 드러날 만큼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후송돼 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18일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선 야탑역에서도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역 4번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바람에 시민 40명이 뒤엉켜 넘어지며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따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전점검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점검ㆍ관리는 역장과 역직원에 의한 일상점검(수시), 용역업체에 의한 자체점검(매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에 의한 정기검사와 정밀안전검사(매년) 등 삼 단계로 이뤄진다.

그러나 야탑역의 경우 사고 발생 8일 전 용역업체가 실시한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고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점검에서도 ‘합격’ 판정을 받았었다. 신길역 역시 사고 3일 전인 지난달 29일 용역업체로부터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었다.

유대윤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하철 5~8호선(서울도시철도공사) 에스컬레이터 고장 건수는 지난해와 올해(1월~7월) 각각 541건, 296건으로 모두 837건에 달했고, 1~4호선(서울메트로)은 지난해와 올해(1월~6월) 각각 191건, 48건으로 239건 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에스컬레이터 이용 습관이 사고의 간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수철 한국승강기대학 안전관리과 교수는 “우리나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70㎏ 체중의 사람 둘이 디딤판 한 칸에 서 있는 것을 기준으로 설계된다. 설계 강도가 사람이 뛰어다니는 걸 견디지 못하는 셈”이라며 “사고 예방을 위해선 점검 횟수를 늘리고 ‘두줄타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