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경기가 침체되고 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대학생들의 개인 과외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 과외 선생들이 학부모로부터 말못할 설움을 당하는 경우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에 휴학 중인 김(26) 씨는 지난달 과외를 시작하게 된 중학생의 어머니와 상담 중에 가정사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김 씨는 ‘이런 것까지 말해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부끄럽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부모님이 이혼 중이며 아버지는 해외에 체류 중이란 사실을 말했다.

그런데 며칠 후 김 씨는 학생 어머니로부터 당혹스런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걸 아이가 알면 교육상 안 좋을 수 있으니 아이에겐 이혼 대신 한쪽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말해주면 안 되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한편으로 학생 어머니를 이해한다”면서도 “부모님 모두 내가 정말 존경하는 분들인데 안 좋게 표현되는 말을 직접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지난 8월부터 초등학교 여학생의 영어 과외를 하게 된 대학생 정(25ㆍ여) 씨 역시 불편한 처지에 놓여 있다. 과외 시작 전 자매 중 언니만 과외를 하기로 했다가 한달쯤 되는 시점에 학생 어머니가 “가르치는 자리에 그냥 동생도 앉게 하면 안 되겠냐”고 말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 씨는 한 명 돈만 받고 사실상 두 자매를 가르치는 상황이 돼버렸다. 정 씨는 “옳지 않다는 생각이 굴뚝 같지만 내색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처럼 개인 과외 아르바이트에 나선 대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꾹 참는 건 과외 자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1년 전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유(28) 씨는 “요즘 과외 연결 업체들은 소개비 명목으로 첫 달 과외비 100%를 떼어가거나 세 달에 걸쳐 70%씩 떼어간다”며 “그런데도 자리가 없어 아우성인데 울며 겨자먹기로 참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모 과외 연결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과외 선생님으로 등록한 숫자가 5183명인데 이중 절반 정도가 과외를 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한 달에 50~100건 정도 성사되는 과외에 목을 메는 실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