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박근혜 정부 기간 중 임대형 민자사업(BTL)에 정부가 약 6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계획보다 1조원 이상 증액된 것이다.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 등 반드시 필요한 투자처에 민간자본 활용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5년간 BTL에 정부지급금 5조8123억이 소요된다. 올해와 내년도 정부지급금은 해당 연도 예산안에 반영된 금액이다. 2015~2017년의 지급금은 수익률 지표금리, 건설이자 기준금리, 물가변동분 정산, 운영비에 대한 물가상승률 반영 등이 고려된 추계치다.

BTL은 민간이 자금을 투입해 공공시설을 건설해 정부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시설관리운영권을 얻고 정부는 10~30년 일정기간 임차해 사용하면서 그 대가로 임대료를 지급하는 민자유치 방식을 말한다.

올해 8433억이 지급되는 것을 비롯해 ▷2014년 1조472억원 ▷2015년 1조1487억원 ▷2016년 1조2939억원 ▷2017년 1조4793억원으로 매년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예상했던 지급액보다 높아진 수치다. 정부는 작년에 2012~2016년 지급할 정부지급금 규모를 4조7945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계획했던 연도별 지급액은 2013년 8408억원을 비롯해 2014년 1조577억원, 2015년 1조1074억원, 2016년 1조1855억이다. 2014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예상치보다 올해 계획이 더 늘어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 비중이 큰 군 주거, 철도, 유치원 및 학교시설 등에서 신규로 운영되는 시설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정부지급금이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가 BTL을 늘린 것은 불요불급한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으면서도 적자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BTL는 당장 지출예산에 잡히지 않아 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민자사업 확대가 재정부담을 짧게는 차기 정부, 길게는 차세대 부담으로 돌리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예산으로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대신에 장기간에 걸쳐 임대료 부담을 정부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정부는 민자사업에 따른 재정 지출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의 2% 범위 내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