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일부 업종에 적용했던 모범거래기준상 거리제한 규정이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됐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가맹사업법’이 개정·공포됨에 따라 거리 제한 규정이 사실상 폐지된다. 대신 가맹계약서 작성때 가맹본부와 가맹점 협의에 따라 영업지역을 개별적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대체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가맹본부에 의한 인접지역 동일 브랜드 중복 출점으로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커지자 제과ㆍ제빵, 피자, 치킨, 커피, 편의점 등 5개 업종에 신규출점 거리제한을 둔 모범거래기준을 만든 바 있다. 업종별 상위 브랜드들에 적용된 모범거래기준은 편의점 250m, 제과ㆍ커피전문점 500m, 치킨 800m, 피자 1500m 등의 거리제한 규정을 두고 그 범위에서 동일 브랜드 점포를 신설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지역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새로 개정된 가맹사업법은 거리 제한 대신 가맹계약서 작성 시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협의에 따라 영업지역을 개별적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대체된다. 구속력이 없는 모범거래기준보다 가맹사업법이 우선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영업지역은 거리제한이나 행정구역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정할 수 있지만 일단 영업지역을 설정하면 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없이 해당 지역 안에 동일 브랜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할 수 없게 된다. 이에 가맹본부와 업주와의 계약시 영업지역 명시 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동원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개정 가맹거래법이 시행되면 기존 모범거래기준상 거리제한 규정은 사실상 의미가 사라진다”며 “다만 법 시행 전 계약서에 포함한 영업지역 관련 사항은 계약만료 시까지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맹본부와 점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본부가 영업지역을 좁힐 수 밖에 없는 조건을 제시할 경우 점주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장피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정 가맹거래법상 영업지역 규정은 법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인 내년 8월 14일 이후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후 새로 가맹점 출점계약을 맺거나 기존 계약을 갱신할 경우 개정법에 따라 가맹본부와 점주는 영업지역 범위를 협의해 가맹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기존 모범거래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던 기타 업종이나 중소 가맹 브랜드들도 내년 8월 이후부터는 가맹 계약 시 영업지역을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한편 거리제한 규정이 사실상 폐지되더라도 계약 갱신 시 영업지역을 좁히는 등 이전보다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것은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돼 금지된다. 모범거래기준으로 보호받던 가맹점주들의 영업권을 보호해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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