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연저점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외국인 자금의 매수강도와 매매패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55.8원까지 떨어진 지난 23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6000억원 가까이 매수하며 39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원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다만 24일에는 40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곤 있지만 다소 조심스런 행보가 엿보인다.

일반적으로 완만한 원화 강세는 외국인을 국내 증시로 불러오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코스피가 가만히 있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달러 환산 코스피는 올라 외국인 수익률은 높아진다. 또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증거다. 따라서 원화 강세는 역사적으로 코스피 강세를 동반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원화 강세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달러 표시 한국 주식이 비싸지면서 외국인 신규 매수 유인은 약화된다. 추가적으로 환율이 더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강하면 외국인 자금은 더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외국인은 1060원 이하에선 순매도로 전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방향성을 바꿀 만큼 큰 변수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환차손보다는 한국의 펀더멘털 매력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자금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정점에 달했던 7, 8월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최근에도 한국을 꾸준히 찾고 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통화를 제외하면 원화는 아시아 국가 내에서 가장 높은 절상률을 기록했다”며 “현재의 외국인 매수 자금 성격은 과거 차익실현 패턴과는 다르게 펀더멘털에 배팅하는 장기 투자성 자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글로벌시장 환경도 환율의 영향력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테이퍼링 우려 완화, 유로존 경기회복 기대, 미국 재정 불확실성 등 원화 강세를 유발한 매크로 환경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부담에 따른 외국인의 매매 패턴엔 변화가 감지된다. 총량에 비해 개별 매매 형태로는 외국인 자금이 출회되고 있다. 지난 23일 현물 매매에서 외국인은 2065억원 규모의 개별 종목을 순매도했다. 지난 7월 8일 이후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한 수급적 공백은 비차익 프로그램매매 확대가 채워주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앞으로 코스피 지수에는 영향력을 이어나가겠지만 종목별 대응은 달라질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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