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톈이 사건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부재, 1가구 1자녀 정책의 부작용, 계층의 세습화와 평등관의 분열 등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최근 칭화(淸華)대학의 이(易)모 교수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워터)에 ‘술집 접대부를 성폭행하는 것은 양가집 규수를 성폭행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낮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 글은 조회 건수가 10만번이 넘을 정도로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일부 법률전문가까지 문제를 제기하자 다음 날 이 교수는 글을 삭제한 후 사과했다. 이 교수가 이 같은 문제의 글을 올린 계기는 중국의 ‘국민가수’ 리솽장(李雙江·74)의 ‘망나니’ 아들 리톈이(李天一·17)의 집단 성폭행 사건 때문이다.
인민해방군 예술학원 소속인 리솽장은 중국인이면 다 아는 유명 가수다. 51살 때 자신보다 16살이나 어린 신인가수와 재혼했고, 57세에 리텐이를 얻었다. 그의 ‘늦둥이 사랑’은 대단했다. 리솽장은 언론과의 인터뷰 때마다 “아들은 내 마음 속에 핀 꽃”이라며 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나친 편애는 결국 아들을 버려놨다.
한때 부모의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던 리톈이는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계속 사고를 저질렀다. 지난 2011년 리톈이는 무면허로 BMW를 몰고가다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지나가던 부부를 폭행해 소년원에 수감되기도 했다. 1년 언도를 받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9개월 만에 출소했다. 소년원을 나왔어도 정신을 못 차리다가 또 사고를 쳤다. 지난 2월 베이징 우다오커우(五道口)의 한 술집에서 만난 10대 후반의 여성이 술에 취하자 친구 4명과 함께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피해 여성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고 지난달 말 검찰은 이들을 집단 성폭행 혐의로 법원에 기소했다.
이 사건은 중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아버지 리솽장의 태도와 처리방식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존경받는 예술가이자 공인으로서 리솽장은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반성하면서 우선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어떻해든 아들을 구해내는 일에만 ‘혈안’이다. 리솽장 측은 “피해자가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이어서 피해자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무죄 추정으로 사건을 몰고가고 있다. 그 근거로 화대로 2000위안을 줬으나 도리어 그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법적처벌을 낮추기 위해 아들의 나이를 미성년자로 속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리톈이 사건’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의 부재, 1가구 1자녀 정책의 부작용, 계층의 세습화와 평등관의 분열 등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한 네티즌은 “리솽장은 인민을 노래하지만 실제로는 인민을 눈에도 넣지 않고 있다. 하층민의 자존심 또한 생각지도 않는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이 경제발전 하나만으로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선진국의 조건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도 포함된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측면에선 아직 갈길이 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보통 사람들의 윤리기준에도 못 미치는 지도층의 도덕불감증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중국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86세 사미자, “단어 잘 안 떠올라” 치매 일까?…치매와 건망증 차이는 [그들의 건강美학]](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8/news-p.v1.20260908.d06bc010b97e4720abe8ba08bd68428e_T1.jpg?type=h&h=240)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