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평균수익률 19.81% IT·바이오 분야서 견조한 실적 美중소형주 펀드 출시도 잇따라

채권과 주식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던 자산가 40대 전모 씨는 최근 낭패를 봤다. 올 들어 장기투자 차원에서 10년물 국채를 10억원어치를 샀지만 지난달부터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손실액이 커지기 시작했다.

직접 투자한 주식시장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고액자산가들의 필수종목이던 삼성전자가 120만원대까지 내려앉으면서 대형주 위주로 꾸린 포트폴리오에서도 손실이 났다. 박스권에 갇혀 있던 한국증시가 양적완화 축소 우려 부각으로 연일 출렁거리면서 공격적으로 직접 투자하기 꺼려지는 시기다.

전 씨가 눈을 돌린 것은 그동안 등한시하던 중소형주 펀드. 그는 이제 삼성전자 등 대형주만이 증시를 이끌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답답한 시장환경에서는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중소형주 펀드의 기세가 매섭다. 한동안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지수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전방산업의 성장성과 박근혜정부의 지원정책으로 반등하고 있다. 중소형주 중심의 반등세가 이어지고 다른 펀드 대비 수익률도 높아지면서 중소형주 펀드로도 자금이 잇따라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지부진한 채권과 코스피 시장에서 눈을 돌려 이익상승이 기대되는 중소형주 위주로 운용되는 펀드에 관심가져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1년 평균수익률 19.81%=중소형주 펀드는 시가총액 100위 이하인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투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구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투자하며, 때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작고 배당 성향이 높은 대형주에 일부 투자하기도 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상당수 주식형 펀드는 은행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을 거뒀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주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31개 대상)는 지난 1년 동안 평균 19.81%의 수익률을 거뒀다. 중소형주 펀드의 3년ㆍ5년 수익률은 각각 35.30%와 58.43%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전체 주식형 펀드의 1년과 3년 평균 수익률 1.32%와 4.5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분야에서 중수형주들의 주가가 견조한 실적을 발판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코스닥 지수가 17.91% 상승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중소형주 펀드는 현대인베스트먼트의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증권투자신탁 1’로 28.23%였다.

▶‘형보다 아우’ 중소형주펀드 강세 지속=자금유입도 활발했다. 연초 이후 중소형주 펀드에는 5834억원이 유입된 가운데 지난달에도 290억원가량 자금이 들어오면서 자금 유입세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업계도 중소형주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6월 출시한 ‘대신 창조성장 중소형주 펀드’가 한 달 만에 수탁고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흥행하기도 했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투자매력이 높아진 미국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도 이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얼마전 ‘한국투자레그메이슨 미국중소형주 펀드’와 ‘한화 미국중소형주 펀드’를 각각 내놓으면서 미국 중소형주 펀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증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고 채권금리가 올라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시장 상황에서 중소형주 펀드 위주의 강세 흐름이 하반기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소형주 펀드에 돈이 몰리고 투자 규모도 덩달아 커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미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