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환경보호와 교통체증 완화 차원에서 도입된 중국의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이 비싼 대형차와 외제차 등 고급차 수요를 늘리는 결과를 낳고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번호판 추첨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하이(上海)의 경우 한달에 9000~1만개의 번호판이 경매에 붙여진다. 현재 번호판의 평균 경매가격은 8만2000위안(약 1500만원)에 이른다. 평균 8만~12만위안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 차 한대 값이다.

번호판 가격이 비싸지니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자동차의 수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생애 첫 차 구매자들은 외국 브랜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엔진이 큰 세단을 선호하는 추세다.

상하이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데이비드 푸(26)는 “국산차 대신에 아우디 A4를 지난 6월 30만위안(약 5500만원)에 구입했다”며 “값비싼 번호판을 달아야하는 이상 고급차를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매제한 제도 때문에 소비자들이 첫 차로 가격이 비교적 싼 자국산 차를 선택하려 하지않는다”면서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이 다른 도시로 확대시행되면 비싼 수입차들이 더욱 많이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베이징의 자동차 평균 가격은 신차 구매 제한 정책이 시행된 첫 해인 2011년 이후 88%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배기량 1.6ℓ 이상의 차량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17%포인트 확대됐다.

CAAM은 중국 8개 도시가 자동차 규제를 추가로 도입하면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가 최소 40만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의 2%에 이르는 수치다.

현재 신차 구매제한 정책은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廣州), 구이양(貴陽) 등 4개 도시에서 시행중이다. 조만간 톈진(天津), 선전, 항저우(抗州), 청두(成都), 스좌장(石家莊), 충칭(重慶), 칭다오(靑島), 우한(武漢) 등 8개 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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