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불륜을 의심하는 배우자에게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면 이혼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상준 부장판사)는 부인 B 씨가 남편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위자료 소송에서 “부부는 이혼하고 A 씨는 B 씨에게 위자료로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 부부의 갈등은 돈 문제로 시작됐다. A 씨는 상당한 재력가로, 매월 1000만원 이상의 임대 수익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혼자서 관리하고 있었다. 부인 B 씨에게는 생활비 등 일부만을 내 줄 뿐이었다. 그러던 중 부인 B 씨는 제사비용과 생활비를 놓고 다투다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몇 년 전에도 부인과 싸워 집을 나간 적이 있을 만큼 평소에도 두 부부 사이는 좋지 않았다.

B 씨는 이혼 소송을 낸 뒤 남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친목 모임에서 알게 된 여자와 가깝게 지낸다는 얘기였다. A씨가 다른 여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불륜 상대로 지목된 여자는 A 씨 아들이 자초지종을 알아보면서 엉뚱한 소문을 퍼뜨렸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정작 A 씨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불륜을 부인할 뿐이었다.

재판부는 “A 씨가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받을 충분한 소지가 있는데도 부정행위를 부인하기만 할 뿐 의심을 해소할 만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해명 대신 오히려 아들이 재산 욕심 때문에 이혼소송을 끌고 가고 있다며 비난한 점 등을 근거로 A씨에게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B 씨의 위자료 청구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 씨가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부인을 배려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부부가 신뢰를 회복해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지속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