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 속에서도 자국 극장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줬다. 또 칸과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비롯한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돼 왔다.

‘르네상스’라고 불릴 만한 한국영화의 눈부신 성공과 함께 위로는 임권택부터 강우석, 이창동, 이준익, 박찬욱, 김기덕, 윤제균, 김지운, 류승완, 최동훈까지 수많은 스타감독들이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대중성보다 예술성이 앞서고, 누군가는 평단보다는 관객이 좋아하고, 누군가는 국내에서만 통하며, 누군가는 ‘해외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영화의 현재’를 대표하는 1인으로 봉준호 감독이 꼽혔다. 그는 관객의 대중적 신뢰와 평단의 예술적 찬사, 해외에서의 인지도와 국내에서의 흥행파워에서 모두 이견없이 ‘최고’라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45세인 봉준호 감독의 2006년작인 ‘괴물’은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버티고 있으며,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마더’까지 더한 4편의 장편영화는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 7월 개봉할 차기작 ‘설국열차’는 4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송강호와 함께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에드 해리스, 존 허트 등 기라성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하는, 한국영화로선 초대형ㆍ다국적 프로젝트다. 미래의 빙하기, 멈추면 죽음인 기차 안에서 인류의 유일한 생존자들끼리 벌이는 ‘계급간의 투쟁’을 그린 SF영화다. 한국 사회와 인간의 욕망을 비판적으로 탐구해온 봉준호의 작품 세계와 판타지를 구현하는 한국영화 영상기술력이 다시 한번 국내외 흥행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