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역사상 최초 교수출신 수장 인수위 경제1분과 인수위원 활동 또다른 낙하산 인사 논란
CEO로서 전문성은 의문 “금산분리는 금융산업 족쇄” 2008년 저서에서 주장하기도
금융권에 ‘친박(親朴) 낙하산’ 인사 1호가 등장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1급 경제참모로 금융권의 ‘4대 천왕’으로 불렸던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빈자리에 보란 듯이 ‘대통령의 사람’이 내정된 것. 현 정부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홍기택 중앙대 교수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새 산은지주 회장에 홍 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산은지주 회장은 금융위의 제청을 받아 청와대가 임명한다. 산은 역사상 최초의 교수 출신 수장이라는 ‘혁신’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이름만 바뀌었을 뿐 전문성은 물론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기인 홍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홍 내정자는 그 이전부터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실세’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금융의 큰 축을 담당하는 산은금융지주를 이끌어갈 최고경영자(CEO)로서 전문성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지적이 많다. 그는 국제금융을 전공했지만 2004년 이후 주로 국제무역을 강의했다. 한국국제경제학회 사무국장,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지만 금융 실무나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은 거의 없다.
산은지주를 비롯해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체계 개편을 앞둔 금융위 관계자는 홍 내정자가 관료 출신이 아니어서 자행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고 합리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들의 업무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홍 내정자가 정부부처에 대한 영향력을 자행 입장을 두둔하는 데 활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홍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주창해온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에 적합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정책을 강화하겠다”면서 국정전략으로 삼았다. 그러나 홍 내정자는 지난 2008년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책에서 금산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면서 “산업자본이 일정한 지분 내에서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홍 내정자 발표 날 공교롭게 MB정부 실세 금융수장으로 꼽히던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신(新) 4대 천왕’이 등장하는 게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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