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서울지검 강력부장, 변호사 그리고 발레해설가, 무대 위 배우.
한 사람의 인생에서 모두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이질적인 이력이지만, 실제로 이 모든 것을 해낸 사람이 있다. 바로 현 큐렉스 법률사무소 김규헌 변호사다.
사단법인 한국발레협회 법률고문으로도 활동 중인 그가 오는 3월 5일부터 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로맨틱창작발레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특별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법조계에 몸 담고 있는 지금까지 클래식음악과 관련 깊은 삶을 살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운 바이올린으로 방송에 나가 소규모 연주를 하기도 했고, 고시준비 시절에는 전축의 축이 휠 정도로 음악을 수없이 들으며 심적 어려움을 덜어냈다.
서울지검 강력부장이 된 후에도 2009년 재즈보컬리스트 윤희정의 오랜 설득으로 콘서트 ‘윤희정&프렌드’ 보컬리스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 후 클래식음악을 기반으로 한 발레까지 시야를 넓혀 2010년 서울국제발레페스티벌에서 발레극 ‘백조의 호수’ 해설을 맡는 등 그는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아트검사’였다.
또 예술인들과 많은 교류 및 후원을 꾸준히 하는 등 예술에 대한 관심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작품도 이런 끊임없는 예술적 관심으로 인해 출연하게 됐다.
“제가 한국발레협회 법률고문으로 활동중이어서 발레협회와 관련된 공연의 법률자문을 자주 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도 미국 작품을 갖고 만드는 작품이다보니 단장인 최성이 교수가 저에게 저작권에 대한 자문을 구했죠.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변호사님께서 해주실만한 역할이 있는데 출연해주시면 좋겠어요“라는 제의를 받아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발레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동명의 미국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김 변호사는 자신과 이 작품이 인연이었던 것 같다며 낡은 책 한 권을 꺼내보였다.
“이 작품이 열린다고 하니 제가 이 책의 1954년판 원서를 갖고 있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선친께서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시며 사오셨는데, 어린 시절에 줄까지 쳐 둘 정도로 감명깊게 읽은 책이었죠. 지금도 아버지의 중요한 유품으로 생각하는 이 책을 바탕으로 한 작품에 참여한다니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요”
그는 극 중에서 책의 저자인 마가렛 미첼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출간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실존인물, 맥밀란 출판사의 헤롤드 레이썸 사장 역을 맡았다. 버클리 음대 출신 재즈보컬 나나가 마가렛 미첼 역을 맡아 함께 연기를 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제가도 함께 부를 예정이다.
변호사 일과 병행하며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이번 이색적인 행보에 주변인들이 “드디어 전방위적 활약을 하게 됐구나”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줘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이번 공연은 연기와 음악과 발레가 함께하는 독특한 퍼포먼스다. 내용도 픽션과 논픽션을 오고 가는 이야기”라며 “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미국 대표 소설이 한국인이 한국적 시각으로 연출했다는 점도 큰 기대가 크다. 외국에서의 공연도 고려 중인데, 외국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는다면 공연계에도 세계적으로 한류가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번 공연에 대해 큰 자신감과 기대감을 표했다.
앞으로 김 변호사는 음악이나 발레 분야에만 행보를 한정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과거 범죄를 다룬 영화에 자문을 해주며 함께 시나리오를 완성해나간 경험도 있고, 미술 관련 매체에 글을 기고한 적도 있습니다. 모든 예술분야에 다 참여하겠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필요한 분야에서 요청이 온다면 힘이 닿는 한 틈틈이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며 다양한 예술 활동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태양같은 뜨거운 열정을 가진 그가 법전을 내려놓고 무대 위에서 활약할 모습을 기대해 본다.
박건욱 이슈팀 기자 kun1112@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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