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감독 백승우)가 지난 27일 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부문)으로 첫 상영됐다. 정부의 조사발표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전면에 제기하고, ‘북한 어뢰 공격이 아닌 좌초로 인한 침몰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논란을 예고했다.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로 찬반 논쟁과 함께 큰 반향을 몰고 왔던 정지영 감독이 기획ㆍ제작한 영화다.

영화는 2010년 3월 26일 사건 발생 후 “정확한 원인 조사는 1년 이상 걸릴 지도 모른다, 북한 소행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며 스스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정부가 입장을 선회해 두달도 안 된 그해 5월 20일 사실상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결론지은 ‘합동조사단 보고서’를 발표하게 됐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한다. 이어 조사에 참여했던 해양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합조단 보고서’의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 “정부와 국방부가 진술 번복과 사실 은폐를 거듭했다”며 비판했다. 영화에 따르면 합조단 보고서는 좌초의 증거라고 볼 수 있는 선체의 ‘찢김’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전문가들의 지적은 소나돔, 스태빌라이저, 프로펠러 등 선체 각 부위에서 좌초로 인한 손상 흔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합조단은 북한 것으로 추정하고 공개한 어뢰(추진체)의 성능 및 흡착물질, 사진 및 TOD(폭파 당시의 모습을 기록한 적외선 촬영 영상) 분석에서 상당한 오류와 왜곡을 저질렀다고 영화는 주장한다.

영화 속 전문가들은 어뢰의 녹슨 상태와 흡착물질, 사고 근해 수온 변화가 없는 TOD영상 등을 근거로 “수천도에 이르는 고온의 열 폭발이 수반된 어뢰 공격 가능성은 낮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영화는 합조단 조사위원이었던 신상철씨와 해난 구조 전문가인 이종인씨의 인터뷰를 주로 담았다. 이들은 (암초 등에 의한) 좌초 및 반파 가능성을 주장했으며, 특히 신씨의 경우는 천안함 침몰 당시 인근 해역 한미합동군사훈련 작전에 참가했던 ‘제 3의 잠수함’과의 충돌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기했다.

영화는 마지막에 철학자 김성환씨의 입을 빌어 “소통은 ‘합리적 의심’을 받아들이면서 출발한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종북주의’로 몰아세운 일련의 과정은 정부와 우리 사회의 ‘소통의 부재’를 보여준다고 결론을 맺었다.

전주=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