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일본 수출 주력기업들이 집중된 부산ㆍ경남이 ‘엔저 쇼크’로 휘청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수출분석결과,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이상, 농어업 분야는 40% 가량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보다는 개인이 중심이된 농어업 분야에서 수출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부산ㆍ경남지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수산물 수출은 37.7% 하락, 화훼ㆍ파프리카 등 농산물 수출도 48%가량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으로 생산된 장미 등을 전량 수출하는 김해지역 화훼농가가 지난 3개월간 일본에 수출한 물량은 29만6000본, 금액으로는 7억6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만8000본(14억7000만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출 감소는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이어서 농가들이 받는 타격은 더욱 컸다.

16개 장미 수출 농가 가운데 6개 농가는 이미 장미밭을 갈아엎고 딸기 등 타 작목으로 전환했다. 남은 수출 농가도 수출을 포기하고 국내 시장 판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장미 수출 농민 김평석(62) 씨는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내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장미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아베정권 출범으로 엔저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이라며, “현재 대부분의 화훼농가에서 일본 수출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처럼 최근 일본으로의 수출 물량이 끊기자 김해 대동농협 수출화훼 공동선별장도 텅 비고 있다. 이혜원 김해시농업기술센터 농산물수출담당은 “화훼 수출 농가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원 확대 등 조치가 없으면 공들여 쌓아온 일본 수출선이 해체될 위기”라고 걱정했다.

이 같은 위기는 수출량이 크게 줄어든 수산물 가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수산물을 수출해온 주성욱(47) 씨는 “지난해부터 아예 일본으로 나가던 수출물량이 뚝 끊긴 상황”이라며, “그동안 내수를 바탕으로 겨우 버텨왔지만 수출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회사가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수산물 뿐만 아니라 주력 수출품들의 수출 저조로 중소기업들의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부산ㆍ경남지역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제품 수출이 10.2% 가량 떨어졌으며, 자동차부품의 경우 17.1% 줄어들어 더욱 타격이 컸다. 지역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대일 수출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엔저영향으로 수출 채산성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 마산자유무역지역의 올해 1분기 수출도 반토막이 났다.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은 올해 들어 3개월간 수출 실적이 3억7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억500만달러에 비해 46.8%나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지역의 주력산업인 전기ㆍ전자 업종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52.8% 줄어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일본발 ‘엔저 쇼크’가 장기화되면서 지역에서는 자동차부품, 농수산물 등 지역 주력품목의 수출 감소, 관광객 급감ㆍ투자 감소 등으로 이어지면서 수출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