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대행도 변화 '아이템깡'에 업체 긴장 … 중소게임사 지원책 '미흡' 적극 지원 필요
가이드라인 없는 법령 시행에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는 2월 18일부터 개정 시행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모든 웹사이트에서 개인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전면 금지된다.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지난 2012년 8월 18일부터 시행된 후, 6개월의 계도 기간을 거쳐 2월 18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법령이다. 특히 법령이 적용되는 웹사이트 중 게임 포털이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은 연령에 따라 특정 시간의 게임 이용을 금하는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등 각종 규제가 얽혀 있기에 개인 정보 확인이 더욱 필수적인 상황이다.
법령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대신 아이핀, 이동통신 3사, 공인인증서 인증 서비스를 시행해야 하지만, 지난 6개월의 계도 기간 동안 가이드라인이 전무해 혼란을 빚고 있다.
이에 업체의 금전적인 손실도 만만치 않다.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지원책 없이 결과만 내놓으라는 식이어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불어 아이템 결제 대행사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됨에 따라, 불법 행위를 하는 유저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는 "법령을 이용해 이른바 '아이템깡'을 이용하는 유저들도 대거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업체가 따를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는 대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유명무실한 지원만 이어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전격 시행한다
2월 18일부터 개인 정보 유출 금지개정 정보통신망법은 2011년 12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이듬해 2월 17일 공포됐다. 2012년 8월 17일부터 6개월의 계도 기간을 거친 후 오는 2월 18일부터는 전격 시행된다.
개정 정보통신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수개월 전, SK커뮤니케이션즈와 넥슨에서 각각 3,500만 명, 1,320만 명에 해당하는 회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웹사이트의 개인 정보 유출 대형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정보 보호법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됐다.
이에 따라 법령은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의 무분별한 수집과 이용을 제한하는 등 개인 정보 보호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시행했다.
법령은 수집한 개인 정보의 파기, 개인 정보 이용 내역의 주기적 통지, 개인 정보 누출 시 통지 신고 등 법률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내용이다. 6개월의 계도 기간이 지난 2월 18일부터 업체들은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할 시 최대 3,000만 원의 벌금 또는 업무 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게 된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으로 가장 크게 변화하는 사안은 주민등록번호 수집 관련 항목이다.
제23조의2에 의거해 본인 확인 기관으로 지정받은 경우, 법령에서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ㆍ이용을 허용하는 경우, 영업상 목적을 위해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ㆍ이용이 불가피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 정보 수집이 전면 금지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수집 웹사이트는 약 32만개로 추정된다. 이 중 불필요하게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웹사이트는 29만 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개인 정보 보호 안전에 대한 요구가 더욱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갖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시행책이 미비한 상황이어서 본래의 순기능마저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다.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핀을 발급받을 수 있다. 특히 아이핀은 유출 시 재발급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가이드라인 미비해 '혼란' 가중6개월의 계도 기간이 주어졌지만 중소업체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본인 확인만 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이메일 등의 간단한 방법을 사용해도 되지만 게임 포털에는 연령 확인이 필수적이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 시행된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와 2012년 7월부터 적용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령 식별에 가장 대중적인 방법인 주민등록번호 인증이 불가능해지면서 게임사들은 아이핀, 공인인증서, 휴대폰 등 다른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주민등록번호 인증 수단이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거론되는 것은 기존에 제공되던 수단뿐이라는 점이다. 주민등록번호 인증제를 실시하던 중소업체들로서는 당장 시스템을 뒤집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아이핀, 공인인증서 등 본인 확인뿐만 아니라 연령 식별도 가능하다"며 게임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동통신3사 인증을 통해서도 연령을 알 수 있는지는 대답하기 힘들다"고 말해 담당 기관으로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근 주민등록번호 수집 기관으로 지정된 한 이동통신사 측은 법령에 대해 "아직 상부의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다"며 "보통 법령이 발표된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명확하게 결정된다"고 말해 시행일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더불어 게임사의 주 수입원인 아이템 결제 시스템도 변경돼 불안을 낳고 있다.
기존에는 한국사이버결제 등 대행 업체가 유저의 주민등록번호로 신원을 확인했지만, 2월 18일부터는 생년월일 등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 받게 된다.
전문가는 변경이 가능한 아이핀을 사용하는 유저가 결제 불납 등의 불법 행위를 행했을 경우, 주민등록번호 없이는 근원적인 대책을 세우기 힘들다고 전했다.
아이핀을 사용할 시에는 정보가 유동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적발이 힘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같은 점을 활용해 미결제 후 아이템을 사용해 되파는 '아이템깡' 문제가 다시 한 번 대두될 수도 있다.
결제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사이버결제 측은 "아이핀이 유동적인 시스템인 것은 맞지만 보완 시스템으로 게임사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개인 식별 정보인 CI(Connecting Information)와 중복 가입 확인 정보 DI(duplication information)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업체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진짜' 지원 급선무특히 법령에 따라 시스템을 완비하는 것은 온전히 기업의 몫이어서 중소업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영세사업지원부서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업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영세사업지원부서의 지원은 기존에 사용되던 주민등록번호 입력창을 삭제하고 대체 수단의 아이콘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홈페이지 구조를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고 근본적인 시스템을 엎고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 문제다"고 말하며 겉핥기식 지원 정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관련 업무를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나누어 담당하고 있어 업무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중소게임사 지원 정책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게임사들도 많다.
행정안전부 측은 "중소게임사의 리스트를 작성해 관련 브로셔를 전달했지만, 모든 기업에 전달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며 "방송통신위원회도 브로셔를 전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리스트에 몇 개의 업체가 포함돼 있고 지원 받는 업체는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책이 법령 시행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여전히 문제는 깊어지고 있다. 몇몇 중소업체는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해 주민등록번호를 제공 받는 기존의 시스템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업계 전문가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갖고 있는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이 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요구된다"며 "주무부처와 업계가 협력해 혼란을 잠식시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강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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