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삶이 따뜻한 대한민국 찾기…⑤ 정부는 무엇을 해야하나
예산늘려 실효성 정책 세우고 각 지자체별로 전문인력 확충
유가족 찾아가 직접 위로·상담 심리적부검 통해 제2비극 차단
언론 등과 협조 예방 캠페인도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에, 청년들은 취업 스트레스에, 직장인들은 치열한 생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자연스레 소외계층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의 그림자 속에 갇히고 말 것이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노력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적 주체’로서 자살 예방과 대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효성 있는 정부대책이 필요하다”=효과적인 자살예방책을 추진해 나가려면 충분한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2011년 3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인프라 조성 및 다양한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자살예방사업 예산도 2010년 7억3500만원에서 2012년 22억8000만원으로 2년 새 배 이상 인상했지만 OECD 국가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유진 가천대 정신의학과 교수(인천자살예방센터장)는 “현행 지역자살예방센터의 경우 예산이 10억원 정도로 이 중 절반은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며 “이 정도 예산으로는 제대로 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전문인력 수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살 예방 전문인력 확충은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정책을 위한 첫 단추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전문의는 “시도별로 운영되는 자살예방센터에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 인력 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실제 상담할 수 있는 인력을 현실적으로 충원하는 것은 물론, 이 인력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훈련ㆍ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예산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존중문화사업 예산을 6억원에서 8억원으로 증액하고, 자살예방교육 및 훈련에 3억원을 편성하는 등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형 장기 정책’과 정책 간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돼야”=부산경찰청은 지난달 29일 개학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등학생 A(11) 군에 대해 심리적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남녀노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소식이 연일 전해지면서 최근 ‘심리적 부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인부터 면밀히 파악해야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대책을 장기적으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나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 간 유기적인 정책 네트워크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지역에서 심리적 부검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최명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충남지역의 경우 직접 유가족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취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네 이장님이나 보건 소장님을 통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이다”며 “한국 사회에 걸맞은 정책이 마련돼야 실효성이 보장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별로 이뤄지고 있는 중구 난방식 자살예방 및 대응책이 통합 관리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 인식 개선 위한 캠페인을”=‘자살’을 공개적으로 논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각종 미디어나 캠페인을 통해 실시되는 자살예방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실효성있는 자살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고위험 집단이라고 알려져 있는 사람들을 위한 특수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가적 예방전략과 더불어 비정부기관의 공조 및 미디어 홍보가 함께 맞물려 가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지금까지 공중파 3사에서 자살예방 캠페인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자살의 심각성에 대해 국가적 인식이 정립돼야 한다”며 “국가차원의 자살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미디어를 활용한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린시절부터 자살예방과 관련된 교육 역시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생명 경시 풍조도 차차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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