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매일 밤 8시 압구정을 뒤덮는 벌레 때문에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의문의 벌레가 나타났다하면 화려했던 쇼윈도의 불빛이 꺼지고,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이 된다는 것. 실제로 관찰해본 결과, 저녁8시가 되자 눈보라처럼 보이는 엄청난 ‘벌레 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압구정의 화려한 상점 건물과 눈부신 클럽 조명은 물론, 쇼윈도마다 다닥다닥 달라붙은 정체불명의 벌레들. 제작진의 몸까지 들러붙은 괴이한 벌레들 때문에 더 이상 취재를 할 수 없을 정도! 대체, 이 생명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압구정동에 50년을 산 주민도 처음 본다는 이 벌레는, 일명 ‘압구정 벌레‘로 불린다. 손가락 두 마디정도의 몸집에 연녹색을 띠는 괴이한 모습의 벌레는 2~3년 전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데.. 매년 여름밤만 되면 나타나 압구정 한복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후, 떠난다는 벌레군단. 그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어둠’뿐! 그래서 압구정 일대의 명품관과 상점들은 한창 장사가 잘 될 시간에 불을 꺼야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그야말로 벌레들 때문에 영업정지를 당하고 있었는데.. 더 큰 문제는, 다음 날이면 상점 앞에 수북이 쌓이는 벌레사체들이었다. 게다가 벌레사체에서 흡사 홍어 삭힌 냄새까지 풍기고 있었던 것.

매일 밤 8시 압구정을 뒤덮는 벌레 때문에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매일 밤 8시 압구정을 뒤덮는 벌레 때문에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압구정 벌레의 정체는 무엇일까. 강남구청 보건과에 따르면 이 벌레는 ‘동양하루살이’다. 2급수 이상의 물이 있는 곳에 주로 서식한다. 외관상 혐오감을 주는 것 외에는 사람을 물어 균을 옮기는 등의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않는다. 과거엔 한강 상류에서만 서식했지만 수질이 개선되면서 지류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청 보건과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현장 점검과 방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미봉책 수준이다. 이종혁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과장은 “해마다 이 벌레를 잡아 달라는 민원이 밀려들고 있지만 한강변은 상수원보호구역이자 생태보전지역이라 사실상 살충제를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