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조희진 검사장은 ‘맏언니’라는 호칭이 달갑지 않다고 했지만, 별명은 때로 본인의 기대와는 다르게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조 검사장이 걸어온 길을 따라 후배 여성검사로서의 이력을 쌓아나가고 있는 유현정 법무연수원 교수는 조 검사장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주문에 곧장 “여성검사들의 맏언니”라고 답했다.
지난 2008년 조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같은 부서에 소속돼 근무했던 유 교수는 조 검사장의 첫인상에 대해 “온화하고 인자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조 검사에 대해 “공석이나 사석에서 만날 때마다 항상 웃는 낯으로 편하게 맞아주던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특히 상하간 소통과 인화에 탁월한 능력이 있어서 검사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로부터도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마냥 따뜻할 것 같기만 한 조 검사장도 범죄 앞에서는 검사로서의 차가운 본능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2008년 공판2부 검사들이 다 함께 영화 ‘추격자’를 감상한 날이었다. 조 검사장은 영화 속에서 일어난 잔인한 성범죄와 살인 범죄에 대해 분노하며 검찰이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후배 검사들에게 몇 번이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무고한 시민들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 검찰이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는 조 검사장의 모습에서 평소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과는 또 다른 강인한 검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같은 여검사로서 조 검사장이 검찰의 유리천장을 최초로 깨고 여성 검사장에 오른 일에 대한 감회도 남다를 터였다. 유 교수는 조 검사장으로 인해 자신을 비롯한 많은 여성 검사들이 희망과 비전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조 검사가 걸어온 24년간의 검사생활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 여성검사의 산역사’라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조 검사장이 처음 검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단지 소수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여성검사가 주목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검사가 전체 검사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게 될 정도로 검찰 조직도 바뀌었다. 유 교수는 이제 또 다른 ‘여성 최초’의 길을 열어나갈 조 검사장에 대해 “여성검사들이 ‘여성검사’가 아닌 검사로서 동등하게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검찰조직문화를 개선하는데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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