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00 붕괴…전문가 긴급진단
신흥국 펀드서 자금이탈 가속 최대 마지노선 1800선 제시 美경기부진 우려는 조만간 해소
시장이 또다시 미국발 쇼크에 빠졌다. 4일 코스피는 미국 경제마저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1900선에 이어 장중 1890선마저 무너졌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선물과 현물 시장에서 모두 자금을 빼내고 있다. 시장이 다시 하락장에 들어서게 됐다.
금융투자업계도 전망을 재차 보수적으로 낮추고 있다.
애초 시장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미국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단계적 축소) 추가 결정 후 글로벌 증시가 1% 내외 하락세를 보인 데에 따라 국내 증시의 1차 지지선으로 1900선을 제시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1900선이 무너지면서 다음 지지선으로 1850선까지 내다보는 목소리가 나온다.
KDB대우증권은 4일 코스피가 1차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이 무너지면 하락 추세대의 하단인 1880선 내외가 다음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도 이달 코스피 밴드 하단으로 1860선을 설정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뮤추얼펀드의 흐름을 살펴보면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주식시장 매수를 서두를 이유가 없고, 매수에 나서도 좋을 만한 1차 가이드라인으로 코스피 1850선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이익 증가가 없다고 가정하고, 2003~2007년의 평균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가이드다. 그는 그러나 “최대 마지노선으론 1800선을 제시한다”면서 “그 이하가 ‘확실한 매수’ 영역”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신흥국에 투자심리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월 한 달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약 13조원(122억달러)으로, 신흥 시장 회피심리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만 시장을 끌어내린 미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는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 1월 제조업지수가 51.3으로 시장 전망치(56.0)를 크게 밑돌자 뉴욕증시는 2% 넘게 폭락했다.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진 까닭이다. 실제 이 수치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허진욱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예상을 밑돈 ISM 제조업지수는 상당 부분 12월과 1월 중 악화된 기상 상황에 기인했다”면서 “실제 수출 주문은 전월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신규 주문이 급락하면서 내수 둔화에 따른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로존의 경우 1월 제조업지수가 3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산업생산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역시 지난해 4분기 민간부문 투자가 전년 대비 10% 이상 급증하는 등 견조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과 기업 투자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미국과 유럽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이들의 경기 회복은 국내 경제의 수출 증가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수출 비중은 중국이 최대 국가지만 명목금액이 아닌 부가가치 기준으로 환산하면 미국(19.4%), 유럽(18%)이 가장 높고 중국이 13%로 뒤를 잇는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이익 상승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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