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공짜 단말기 경쟁이 잠잠해진 틈을 인터넷 ‘40만 원’이 대신하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시장조사에 이동전화 보조금 경쟁은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지만, 인터넷과 골목 또 다른 한편에서는 ‘초고속 인터넷’ 보조금 경쟁이 불 붙는 모습이다.

6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최대 60만 원 현금지급을 조건으로 3년 약정 초고속 인터넷과 IPTV, 인터넷 전화를 판매하는 광고가 등장했다. 지난해 중반 정부와 업체들이 27만 원이 넘는 초고속 인터넷 마케팅을 단속하겠다며 ‘파파라치’ 제도를 운영한 뒤 한동안 잠잠했던 유선 가입자 쟁탈전에 또 다시 불이 붙은 모양세다.

초고속 인터넷 전쟁은 인터넷을 넘어 동내 골목길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과 방송에 가입만 하면 수십 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던가, 10가지가 넘는 사은품을 덤으로 준다는 전단지는 이제 흔하다. 심지어 노골적으로 47만원, 50만원을 내건 곳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때 3년 통신요금을 웃도는 100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액수까지 치솟았던 보조금 경쟁으로까지 번질 기세다.

이 같은 마케팅 양상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심해졌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당초 목표했던 가입자 유치 숫자 맞추기가 절실했던 SK, KT, LG 등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보조금 마케팅에 나섰고, 여기에 IPTV 급성장에 위기감을 느낀 케이블TV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27만원 가이드라인은 또 다시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가입자 이동이 이동통신보다 적기 때문에, 목표치 맞추기가 더 어렵다”며 “그러다보니 연말, 연초만 되면 현찰을 동원한 마케팅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년 약정, 또 최소 3개월 단위로 이통사를 오갈 수 있는 이동통신과 달리 3년 약정에 물리적인 망 구축으로 회사 바꾸기도 쉽지 않은 초고속 인터넷의 구조적 특성이 ‘배보다 큰 배꼽’ 경쟁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단계 방식인 통신사들의 영업망 구조도 보조금 불 붙이기에 기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각 통신사들은 직접 가입자 모집에 나서는 대신, 1차 협력업체, 또 그 아래 판매, 대리점 등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가입자 유치시마다 이들에게 요금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 명목으로 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회사는 목표 수치를 제시하고, 일선 가입망들은 이를 맞추기 위해 보조금을 경쟁적으로 살포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일선 판매 대리점들은 한 통신사 상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리점이나 판매점끼리도 가입자를 주고받으면서 누가 어떤 상품을 팔며 얼마큼 보조금을 줬는지 쉽게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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