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도로명주소 검색 시스템 도입 후 문제가 속출하면서 내비게이션 업계가 울상이다.
짧게는 3년부터 길게는 7년에 이르기까지 도로명주소 체계 도입에 대비해 왔지만, 기존의 ‘동’ 개념을 대체하는 ‘도로’의 규모가 방대해 기술적으로 완벽한 검색 시스템 구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7일 내비게이션 업계에 따르면 도로명주소 검색 시스템에서는 일정 구역의 경로를 안내해주는 ‘권역검색’ 기능이 되지 않고, 띄어쓰기에 따라 검색 결과가 달라지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사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띄어쓰기 없이 검색 불능 ▷아파트 이름 등 건물 이름으로 검색 불능 ▷권역검색 불능 ▷골목길이 복잡하게 얽힌 산간 주택가 검색 불능 등이다.
실제 팅크웨어 아이나비 에어, KT 올레내비, SK T맵, 김기사 등 주요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와 통신사, 무료 내비게이션 앱 업체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팅크웨어 아이나비 에어와 SK T맵을 제외한 나머지 내비게이션 앱에서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서는 도로명 검색이 불가능했다.
팅크웨어 아이나비와 SK T맵의 경우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서울강동구천호대로’, ‘서울영등포구경인로’ 등 대표적인 대로(大路)를 검색했을 때 해당 지역의 유명 건물이나 가까운 소로(小路) 등이 표출됐지만, KT 올레내비와 김기사 등은 ‘검색결과가 없다’며 띄어쓰기 확인을 요구했다.
띄어쓰기 없이 목적지를 검색하는 기능은 내비게이션의 ‘필수 기능’ 이다. 주로 차량 운행 도중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만큼 빠르고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주소를 모두 입력할 필요 없이 도로명과 건물명만으로 주소를 검색하는 기능은 모든 내비게이션 앱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서울 강동구 길동 현대아파트’,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푸르지오 1차 아파트’ 등 대로변 유명 아파트 단지를 무작위로 선정해 검색한 결과, 기존의 방식대로 동 이름과 아파트 이름만을 입력했을 때는 모든 내비게이션이 정확히 아파트 단지의 입구를 정확히 안내했지만, ‘천호대로 현대아파트’, ‘경인로 푸르지오 1차아파트’ 처럼 도로명과 건물명을 조합한 검색어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도로명 주소 체계에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려면 건물에 부여된 숫자까지 모든 주소를 정확히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
목적지의 정확한 주소를 모를 때 주로 이용하던 ‘동 검색’ 같은 권역 검색 기능도 무용지물이었다. 대로에 딸린 작은 길이 워낙 많고, 일부 대로의 경우 시 경계선을 넘어갈 정도로 도로연장이 길기 때문이다.
‘동작구 서달로 10 바 길’ 처럼 가, 나, 다 순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언덕 주택가의 도로명주소도 검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내비게이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이유로 새 주소에서 ‘동’을 대체하는 ‘도로’의 방대함을 들었다.
기존 지번 주소 체계의 중심이던 ‘동’은 반경 1~1.5㎞ 정도의 작은 행정구역으로 이뤄져 검색범위를 쉽게 한정 지을 수 있었지만, 대로와 그에 딸린 수백개의 중로, 소로로 이뤄진 도로명주소 체계 아래에서는 검색범위를 한정 짓거나 기존 검색 시스템과 짝을 짓기가 어렵다는 것.
한 업계 전문가는 “동을 중심으로 검색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특정 지역 범위 안의 건물 등을 비교적 쉽게 체계화 할 수 있었지만, 끝없이 연결된 도로를 중심으로 구성된 주소체계하에서는 인위적으로 구획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차장이나 공터 등 특정 건물이 없이 비어 있는 공간의 경우, 도로명 주소하에서는 목적지의 기준으로 삼을 번지가 없어 안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등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로명주소 체계 도입으로 인한 검색 시스템 구축 장기화로 내비게이션 업계가 느끼는 부담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별다른 정부 지원도 없이 도로명주소 검색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연구ㆍ개발 인력이 2~3배의 업무를 소화하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내비게이션 업계만을 향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기존 지번 주소 검색결과와 도로명주소 검색결과를 내비게이션에서 동시에 표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사용자 편의를 위해서는 두 가지 시스템을 모두 가져가야 하는데, 구형 기기의 업그레이드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