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지급된 형사보상금이 지난해 550억원에 육박, 또 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처럼 매년 증가하고 있는 보상금 지급액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사나 증거 수집 단계에서 엄격한 기소를 통해 무죄 선고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합리적이고 충분한 증거와 자료에 기초하지 않은 검사의 기소는 공소 유지에 어려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피의자 인권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형사보상금 지급으로 나간 돈은 548억원으로, 전년도(2012년)에 비해 약 5.1%(27억원) 증가했다. 다만 형사보상 지급 건수는 3만185건으로, 2012년(3만6958건)보다 6773건이 줄어 들었다.

형사보상금은 형사소송법에 의한 일반절차 또는 재심이나 비상상고 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은 자가 미결 구금된 경우 무죄재판을 한 법원의 결정에 의해 지급받는 보상금으로, 검사에 의해 법원에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기소가 적정한 지 여부를 판단하는 간접적인 지표로 인용된다.

보상금 지급액은 지난 2009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10년 170억원, 2011년 221억원 2012년 52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8년도 국가보안법 사범에 대한 재심청구사건과 2009년 이후 양벌규정 위헌결정에 의한 재심청구사건 등에 대한 무죄 선고 이후 대폭 증가한 보상금 액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787억원에 달한다.

보상금 지급액은 제1심과 제2심 판결의 무죄 현황과도 관련이 커 보인다. 지난 해의 경우 제1심 무죄율(0.55%)은 2012년(0.63%)보다 소폭 줄었으나 제2심 무죄율은 2.0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수도 1259명으로 전년에 비해 119명이 늘었다. 이는 법원의 공판중심주의가 자리를 잡아나가면서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 자료 요구와 증인의 법정 진술의 일관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재판의 경향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항소심 재판부의 경우 사실심의 최종심이라는 견지에서 유죄 인정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피의자 인신구속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의 하나로 자주 인용되는 피의자 보상금액도 최근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피의자 보상금은 피의자로서 구금된 후 검사에 의해 재판에 회부되지 않고 혐의 없음 등 불기소처분을 받아 석방된 경우 구금에 대한 보상으로 청구하는 것으로, 지난해 3179만원을 기록해 전년(3111만원)대비 68만원이 증가했다.

최근 들어 공안 사건이나 주요 특수 사건에서 줄줄이 무죄 판결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치들은 무리한 기소를 자제하고 인신 구속에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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