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메르켈 - 치프라스와 잇따라 전화통화 -그리스, 아프리카 터기 틍 이슬람국가와 접해 있는 전략 요충지 -그리스 유로존탈퇴 않도록 타협 강력 주문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미국 백악관이 그리스 구하기에 적극 나섰다. 훈수 수준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개입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고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도록 타협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의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참여할 것을 계속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백악관은 전날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국민의 다수가 채권단의 긴축을 요구하는 구제금융 제안에 반대표를 던지자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는 방식의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긴급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치프라스 총리는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짧게 통화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리스의 새로운 협상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상황을 최악으로 가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그렉시트를 막아달라고 요청했고 백악관 논평까지 이어졌다.
그리스 사태에 대해 ‘무력한 방관자’라는 비난까지 받은 미국이 다급하게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보다는 외교 안보차원의 고려가 크다. 그리스는 미국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아프리카와 터키 등 이슬람국가와 접해 있다. 그리스가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미국의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중동에 대한 안보라인이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반면 미국과 세력확장 차원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반군 지원 의혹까지 받으면서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그리스와의 관계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리스는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그리스에 가스 개발 등을 함께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자 마자 다시 치프라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협력 강화를 거론했다. 그랙시트(유로존 탈퇴)가 발생하고 그리스와 유럽연합(EU)의 거리가 멀어진 틈을 타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하면 미국안보의 최전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리스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에 끼치는 악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그리스의 경제규모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오리건 하나 정도이며 미국 전체 수출에서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0.006%에 불과하다. 미국 은행의 그리스 익스포저(손실 위험이 있는 금액)도 127억 달러(약 14조3천억원)로 전체 대외 채권액의 0.04%정도다.
따라서 미국은 그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국제 채권단에 긴축 요구를 재고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리스가 수용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긴축안을 제시했을때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튕겨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불황에 빠진 나라를 더 쥐어짜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6일 그리스 국민투표 직후 브리핑에서 “그리스가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부채 부담과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내용의 개혁안을 도출해 그리스와 채권단이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부채탕감은 절대 안 된다고 하자 유화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발언”이라며 “빚을 깎아줘서라도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겨야 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jpur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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