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각각 SK텔레콤 · LG전자 뛰어넘어…재계의 ‘청출어람 청어람’

재계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주요 그룹내에서도 ‘잘 나가는’ 맏형과 ‘부진한’ 동생 기업들의 실적 차이가 크다.

하지만 정반대인 곳도 있다. 오히려 동생이 형보다 나은 곳들이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두 기업은 지난 해 실적이 SK텔레콤과 LG전자를 뛰어 넘었다. 올 해 전망도 형보다 낫다. 한 마디로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이다. 영어로는 ‘Better than the best’인 셈이다.

▶천덕꾸러기 하이닉스, SK날개 달고 ‘확 달라지다’=SK하이닉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8729억원이다. 3년 전에도 2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듬해 이익이 급감했고 재작년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언제든 다시 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이유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 아래 천덕꾸러기였던 때와 SK그룹의 주력이 된 지금은 다르다. 이미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에서 생존했다. 올 해 D램 가격은 작년보다 10% 가량 하락할 전망이다. 하지만 치킨게임 이후 D램 업체들이 설비투자에 보수적이고, 미세공정 기술난이도 증가로 연 5~10% 정도의 공급 감소가 이뤄지고 있다. D램 값이 하락해도 곧바로 이익이 줄어들지 않는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업계는 이미 구조조정이 완료된 후 과점 체계를 공고히 해 가는 과정”이라며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D램 부문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지난 해에는 중국 우시(無錫)공장 화재로 줄어든 점유율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1분기에는 공장이 모두 복구돼 D램 생산량과 시장점유율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4위인 낸드플래시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3D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박 사장은 최근 “애초 계획대로 상반기 중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반도체 투자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차분히 대응한다는 게 회사 측 방침이다. 매물로 나온 동부하이텍을 인수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일축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주력 제품은 디지털카메라용 CMOS이미지센서(CIS)다. 전자제품에 쓰이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로 만드는 동부하이텍과는 다르다.

박 사장은 “(동부하이텍을) 지금은 인수할 계획이 없다”며 “비메모리 시장에 자리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울 때 더 빛나는 LG디스플레이, ‘별에서 온 그대’(?)=외환 위기의 상처가 아직 깊던 1999년 9월, LG그룹은 무려 16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LG필립스디스플레이LCD를 설립한다.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이다. 이 합작은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투자를 주저하던 외국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신호탄이 됐다. 2014년에도 LG디스플레이는 여러 도전에 직면한 LG그룹,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희망이다. 2013년 그룹의 주력 3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이익 성장을 보인데 이어, 올 해에도 남다른 경영 성과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올 해 최대 기대작 가운데 하나인 애플의 아이폰6가 대화면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폰 뿐 아니라 아이패드, 맥북 시리즈 등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은 중요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블루오션(Blue ocean)의 도래다. 올 해 출시되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아몰레드(AM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다수의 완성차 프로젝트에 LCD패널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관련 디스플레이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한 6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수익이 높은 어플리케이션과 태블릿 매출액 비중이 32%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CD TV 가격 하락으로 대형 TV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면적 제품일수록 수익성이 좋다.

LG전자가 초고해상도(UHD) TV에 채택한 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도 우려보다는 기대를 할 만한 부분이다. OLED TV는 차세대 TV의 대세가 될 ‘휘는(curved, flexible)’ TV를 만드는 데 있어 절대 유리하다. 별도의 조명장치 없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휘기가 쉽다. LCD보다 앞선 기술이지만 값이 비싸고 만들기 쉽지 않다는 게 OLED의 단점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TV시장인 중국에서도 현지 TV업체에 OLED패널 공급을 늘림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수율 향상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홍길용ㆍ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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