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에서는 재수생을 ‘푸두셩(復讀生)’이라고 부른다. ‘한번 더 책을 읽는 사람’이란 뜻이다.

한국도 교육열이 높지만 중국도 다르지 않다. 산아제한 정책으로 대부분 가정에 자녀들이 한명씩 뿐이니 어떤 측면에서는 한국보다 더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자녀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니 성적이나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수를 시키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있는 추세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중국의 대학입학시험 ‘까오카오(高考)’가 이틀에 걸쳐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지난해 까오카오 응시생은 912만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재수 이상 비율은 20%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등 중점대학 입학을 꿈꾸며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중국의 푸두셩들은 대략 3가지 형태로 대학입시를 준비한다. 첫째는 각 고등학교들이 개설한 재수생 반에 들어가는 것이다. 중국에는 푸두셩들을 위한 별도의 반을 개설해 놓은 고등학교가 많다. 1년 더 고등학교를 다니며 공부하는 이들은 스스로 ‘고4’ 인생이라고 부른다.

재수생의 약 70% 정도가 이같은 고등학교 재수생 반에 등록해 책을 다시 읽는다.

두번째는 민영 재수학원에 등록해 공부하는 방법이다. 베이징의 경우 신간셴(新干線)학원, 쥐런(巨人)학교 등이 유명한 재수학원이다.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푸두셩의 생활은 한국과 별 차이는 없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책과 씨름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의 재수생들이 술도 먹고 당구도 치면서 재수생활을 하는 반면 중국의 푸두셩들은 상당히 건전하게 대학입시를 준비한다.

베이징에 사는 왕밍(王明)은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에서 재수를 하고있다. 기숙사에서 공부하는 그는 아침 6시30분에 기상해 7시35분 아침 자습을 시작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밤 10시 자습이 끝나고 10시 45분에는 기숙사의 불을 꺼야한다. 손전등을 켜고 새벽 1~2시까지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다른 반 재수생과의 교류는 거의 없다. 한 책상을 쓰는 친구와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많지않다. 과중한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도 많다.

왕밍은 “고4는 힘들고 외로운 생활이지만 성격, 인생관을 고칠 수 있는 가치있는 일년이다”고 말한다.

중국 사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어떤 대학을 나왔느냐는 것은 개인의 능력판별에 가장 큰 기준이 되고있다. 그리고 자녀가 하나이기 때문에 자식이 어떤 대학을 들어가느냐는 것은 그 집안의 명예와도 직결된다.

집에선 ‘샤오황띠(小皇帝· 작은 황제)’로 군림했지만 지금은 입시의 중압감에 힘들어 한다. 그러나 이들은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며 명문대 합격을 위해 ‘청춘’’을 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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