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릭스 이근용 대표, 와이파이 보안솔루션 개발…40억 수출협상도 18살 겨울, 한 소년은 하릴없이 ‘사장님’이 됐다. 화물차 운전을 하던 아버지에게 폐암이 찾아왔다. 가족의 생활비와 아버지의 치료비를 동시에 마련해야했다. 화물차를 처분해 작은 PC방을 차렸다. 장사의 ‘장’자도 몰랐지만, 먹고사는 데는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독서실에서 고3 시절을 보낼 때 소년은 PC방 계산대에서 책장을 넘겼다. 소년은 다짐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면 언젠가 사업을 해야겠다.’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제3기 졸업식. 어엿한 청년 CEO가 된 보안솔루션업체 스트릭스 이근용(33) 대표의 이야기다.

지난해 2월 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한 이 대표는 이곳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적용, 보안을 강화한 무선통신 솔루션을 개발ㆍ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창업의 꿈을 키운 지 15년만에 ‘생계형 창업자’에서 ‘기술형 창업가’로 변신한 셈이다.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보안수단의 전부였던 기존의 와이파이(WiFi) 공유기와는 달리, 이 대표가 개발한 무선통신 솔루션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NFC기능을 WiFi에 접속하는 ‘열쇠’로 이용한다.

전용 WiFi 공유기와 연결된 NFC 태그에 직접 스마트폰을 접촉, 해당 기기에만 무선통신 회선을 열어줌으로써 해킹 가능성을 ‘0’으로 낮췄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아울러 카페나 레스토랑, 병원, 공공기관 등 공용 WiFi 사용이 보편화된 곳에서는 NFC 접촉으로 통신망에 개별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 원격주문 등의 서비스를 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관련기술 특허 4건과 상표권 4건을 등록했다. 독일국제발명전시회 금상, 서울국제발명전시회 준대상을 수상하기도.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독일 IT소프트웨어 기업 ‘멀티트로닉’과 납품 협상도 진행 중이다. 멀티트로닉 측이 제안한 납품 규모는 약 5만대. 금액은 40억원에 달한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개인정보보호 강화라는 시류가 맞물리면서 창업 첫해부터 소위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잇단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홍역을 앓고 있는 국내 정보보안 시장에도 스트릭스의 무선통신 솔루션이 던질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창업사관학교는 제품 생산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全無)한 이 대표의 시제품 제작을 돕고 향후 안정적인 제품 양산 계획을 수립해 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올해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기술 전시회인 ‘CeBIT’에도 참가, 6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어렵게 세상에 청년 CEO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온 만큼 전 세계에 스트릭스만의 기술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진공은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벤처ㆍ창업 관련 유관기관장,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기 졸업생들의 졸업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256명의 졸업생이 오랜 숙성기간을 마치고 새 출발을 시작했다.

안산=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