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현재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미래 기술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도 R&D 지출규모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등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식경제글로벌포럼에서 발표한 ‘2013 OECD 과학·기술·산업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의 R&D 지출규모는 552억 달러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3663억달러로 부동의 1위이며 중국(1830억달러)과 일본(1332억달러)이 그 뒤를 추격하는 모습이다.
질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례로 한국의 SCI(Science Citation Indexㆍ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피인용도는 2010년 3.57회로 2003년 이후 세계 30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CI 피인용도는 질적인 과학기술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노벨상의 평가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일부 산업과 상위기업으로의 쏠림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산업별 투자 현황’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R&D 투자액은 12조229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35조5640억원)의 35%를 차지한다. 2위와 3위인 전자(6조8640억원)ㆍ자동차(4조6310억원)를 합친 금액보다 많다. 반면 조선ㆍ철강ㆍ섬유 산업이 전체 R&D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 정도에 그치고 있다.
상위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약 10조5900억원으로 전체 기업 투자액의 30%에 육박한다. 반면 전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R&D 투자액은 각각 2조4450억원과 2조8410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금액을 나타내는 ‘R&D 집중도’도 선진국에 밀리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하는 ‘2013년 R&D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한국의 R&D 집중도는 2.2% 수준으로 미국(4.9%)이나 일본(3.5%)에 비해 낮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본격적인 제조업 R&D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 업그레이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범부처적인 국가 프로젝트 관리와 우수 이공계 인력 양성 등 국가 차원의 R&D 정책을 수립해 양적 성장과 질적 고도화를 함께 지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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