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협정문 뚜껑 열어보니… FTA보다 개방 강도 훨씬 높아 對日 수출경쟁력 악화 큰 우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다자간 협정임에도 일반적인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비해 시장 개방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5일 공개된 협정문에서 확인됐다.
이로인해 TPP 가입 시기가 늦은 수록 우리나라는 대(對) 일 수출 경쟁력에서 밀려 국익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우리정부는 득실을 검토하면서 TPP 참여 시기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TPP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며 12개 참가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전채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이지만 우리나라는 참여를 하지 않아 그동안 실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국은 회원국이 아니어서 후발주자로 나설 경우 기존 참여국과 예비 양자 협의 등 별도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협정문 무슨 내용 담았나= TPP에는 한미 FTA에 없는 국영기업, 협력 및 역량 강화, 경쟁력 및 비즈니스 촉진, 개발, 중소기업, 규제조화 등 신규 챕터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TPP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화를 기본 목표로 협상을 추진해온 결과 관세가 즉시 철폐부터 최장 30년 철폐를 통해 최종 95~100%의 높은 자유화 수준을 달성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공산물의 경우, TPP 10개국이 장단기에 걸쳐 100% 철폐할 예정이다. 호주(99.8%)와 멕시코(99.6%)만 일부 품목의 예외를 인정했다.
▶TPP 발효 땐 일본 제품과 경쟁 심화=TPP가 발효되면 기계, 전기ㆍ전자 분야는 일본 제품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미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계와 전자·전기 분야에선 한ㆍ미 FTA의 개방 수준이 TPP보다 낮아 대미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대미 수출 가전인 에어컨의 경우 일본은 TPP 발효 시 즉각 관세가 철폐되지만 한국은 최장 10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다른 TPP 회원국에 대한 시장 개방 수준을 높여 이 시장에서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기계와 전자ㆍ전기 분야의 경우 미국이 일본에 대해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했으나 한·미 FTA에선 일부 가전제품을 10년에 걸쳐 철폐해 TPP 발표 시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TPP 가입 속도내나=지난 2013년 11월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한국은 현재 당사국과 예비 양자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어 공식 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공식 협상 참여 순으로 TPP 추가 참여 절차가 진행된다.
한국으로서는 국영기업 규제 등 기존 FTA와 달리 이번 TPP에 새롭게 추가된 부분과 관련해서 기존 가입국과 어떻게 협상해 나가느냐도 과제다.
공개된 TPP 협정문은 참가국 국영기업이 민간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 보조 등 비상업적 지원으로 인해 상대국에 피해를 줬을 경우 일정 절차를 거쳐 정부 지원을 제한하게 한 것이다. 또 불법 어업 보조금 금지 등 환경 분야, 협력 및 역량강화, 중소기업 등도 새롭게 도입된 분야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TPP 협정문 공개에 따라 범부처 ‘TPP 협정문 분석 테스크포스’를 즉시 가동해 세부 내용을 정밀 분석해 나갈 계획이다.
세부 상품 및 서비스ㆍ투자 분야 양허 결과, 우리나라가 이미 체결한 FTA와의 비교, 새롭게 도입된 규범 등의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우선 6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통상추진위원회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TPP협정문의 분석계획을 상세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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