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청와대에서 열린 5자회동은 서로 “절벽”만 확인한채 각자 제 갈길을 가는 명분만 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간 회동 이후 정국은 오히려 냉각될 공산이 커졌다.
회동후 여야는 상대방을 비난하는데 열을 올렸다.
23일 청와대 비서실 경호실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열리는 국정감사는 냉랭했던 5자 회담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국정 현안을 두고, 여권과 야권이 한바탕 충돌이 예상된다.
1시간 48분간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지만 워낙 입장 차가 커 합의는 하나도 없었다. 합의문이나 발표문조차 나오지 않은데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처음부터 내기 않기로 했다”면서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것 자체가 소통의 장을 만든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역사인식이 상식과 동떨어져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며 “왜 보자고 했는지 알수 없는 회동”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도 “저도 야당의 태도에 대해 비슷한 걸 느꼈다”고 했다.
회동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서로 고성을 주고 받을 만큼 분위기가 험악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됐다며 안타까움을 표명한 뒤 “국민 통합을 위해 올바르고 자랑스런 역사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현행 교과서는 북한이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서술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왜 대통령이 국정화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정교과서는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제 그런 주장은 그만하라. 지금까지 많이 참아왔다”며 강하게 받아쳤다. 의견접근도 없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만 40분을 소모했다.
경제활성화 법안에서도 좀처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17년 만에 이뤄진 노사정 대타협인 만큼 노동개혁 5개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 통과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역시 “박 대통령이 짧은 임기 중 경제 한번 살려보겠다고 법안 몇 개 (처리)해 달라는데 어떻게 34개월 동안 발목을 잡으면서 안 해줄 수 있느냐.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노동개혁 5개 법안 중 노사정 대타협을 위반한 게 2가지이고, 비정규직 관련법도 기간제 근로자 관련 실업급여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 대표와 김 대표가 부산회동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서는 문 대표와 김 대표간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문 대표가 “여야 대표가 합의한 것을 대통령이 압력 넣어서 무산시켜서야 되겠느냐. 삼권 분립 위배다”라고 박 대통령을 공격했다. 이에 김 대표는 “발표문을 확인해 보라. 그런 지적은 틀렸다”고 발끈했다. 문 대표가 다시 “나는 합의했다”고 하자 김 대표는 “발표문을 다시 읽어 보라”고 맞받았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KFX 전투기 도입 사업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장관의 문책을 요구했다.
jpur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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