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조선족 400여명 쌈짓돈 모아 10억여원 ‘돌려막기’식 지급 원금ㆍ이자 못돌려받은 투자자 증가…경찰, ‘무등록 대출’ 수사 착수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내의 대표적인 조선족(중국동포) 단체가 조선족들의 상부상조를 위해 기금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금을 모으고 대출 업무를 한 혐의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과 대부업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재한조선족연합회 회장 유모(65ㆍ여) 씨 등 이 단체 간부 3명을 입건,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유씨 등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국내에 체류하는 조선족 400여 명으로부터 “매달 원금의 1.5%를 이자로 주겠다”며 74억8000여 만원을 투자금으로 받아 이 중 10억7000여 만원을 조선족들에게 월 2% 이자를 받고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연합회 내에 ‘신용호조부(信用互助部)’라는 기구를 두고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금 유치나 대출 업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6년 설치된 ‘신용호조부’는 연합회원 중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낸 투자금을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빌리도록 매개하는 역할을 했다. 대출 금리에서 투자자에게 주는 이자를 뺀 나머지 0.5%를 연합회가 수수료로 챙겼다.
한때 ‘신용호조부’ 기금은 10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국내 방문취업(H-2) 비자에 따른 체류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면서 대출금을 갚지 않고 귀국하는 조선족들이 늘어나 기금이 계속 줄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럼에도 유씨 등은 계속해서 투자금을 끌어모아 기존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막기’ 식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가 많다는 첩보를 경찰이 입수해 올 6월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보강 수사 지휘에 따라 영장 재신청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를 저지를 생각으로 투자금을 모은 것이 아니라 조선족 간 상부상조 위해 기금을 운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투자금 유치나 대출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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