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성범죄 가해자 유형이 과거 ‘아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직장동료나 상사와 관련된 성폭력 상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자료와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사업 운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범죄는 지난 2004년 1만3968건에서 2013년 3만3939건으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률에서도 전체 발생률은 2004년 4331명에서 2013년 약 3923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성폭력 범죄의 경우 오히려 2004년 29건에서 2013년 66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우위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2004년 ‘모르는 사람’ 또는 ‘신원미상’의 성범죄자는 각각 5017명, 1632명이었지만 2013년에 각각 1만4259명, 5371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는 사람’ 가운데서는 직장동료나 상사와 관련된 성폭력 관련 상담이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여가부가 운영하고 있는 전국 성폭력 상담소의 상담 자료에 따르면, ‘직장동료ㆍ상사’가 가해자였던 경우는 2009년 3596건에서 2014년 4292건으로 1000건 가량 늘어났다. 전체 비중도 10.5%에서 13.1%로 상승했다.

반면 ‘친족ㆍ친인척ㆍ배우자’ 관련 성폭력 상담은 같은 기간 5460건에서 4230건으로, ‘애인ㆍ동급생ㆍ선후배’ 역시 8177건에서 7135건으로 감소했다.

‘교사ㆍ강사’나 ‘이웃’이 연관된 성폭력 상담도 줄어든 반면 유독 직장동료ㆍ상사 관련 상담만 늘어나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와 직장 생활 내 활동범위 확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작년말 기준 전국 154곳에 설치된 성폭력 상담소에서는 해마다 3만건 이상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200여곳에 달했던 상담소가 예산과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50여곳 가까이 줄어들면서 1개소당 평균 상담 건수가 5년 사이 200건 가까이 증가하는 등 현장에서는 적지 않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윤정숙 한국형사정책 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성범죄자에 대한 형사정책은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엄벌 및 사후관리 강화로 나아가고 있지만, 형사정책 자원이 한정된 상태에서 많은 제도들을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성범죄자를 과학적으로 평가해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작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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