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험사, 산재보험 가입 방해” 보험사 “가입 여부 자율적 선택” 엇갈린 주장…법안강행 논란 가중
정부가 특수고용직종사자(이하 특고 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법안을 강행,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주장 일부가 사실과 달라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보험설계사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원인이 보험사의 암묵적인 방해에 의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보험업계는 이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31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보험설계사를 비롯 레미콘운전자 등 특고종사자의 산재보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산재보험 개정안을 마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특고 종사자들이 현재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고용주의 방해로 보험가입률이 9.8%에 불과하다며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산재보험법은 자의든 타의든 산재보험 가입을 원하지 않으면 강제할 근거가 없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보험설계사는 보험사가 제공하는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고, 보상이 까다로운 산재보험을 본인들이 외면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 가입을 강제하기 보다는 자율선택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이 실직 야기 등 여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보험연구원이 삼성 등 9개 생명보험사 850명의 보험설계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의 75% 이상이 산재보험보다는 민영단체보험 가입을 선호했다. 산재보험의 보상이 까다롭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정부는 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산재보험법은 특고종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자는 취지이나, 고용주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험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는 일부 대형사에 국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 보험사 등은 배제돼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주장과는 상충되는 조사 결과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나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조사한 결과 보험설계사의 경우 여타 직종과 달리 60% 이상이 자진해서 산재보험 가입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사업주의 방해로 산재보험 가입률이 10%에도 못 미친다는 정부의 주장과 배치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정부는 국회 산하 연구기관인 국회입법조사처의 결과 조차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민심이 어떤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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