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양형기준 제정 이후에도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진 양형으로 인해 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양형조사관제도에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 이혜미 입법조사관은 최근 발행된 ‘양형조사제도의 바람직한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양형조사가 형사소송 절차에서 핵심 부분의 하나임에도 명확한 법률 근거가 마련되지 못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양형조사관제도는 판사가 조사관에게 피고인의 양형결정에 영향을 미칠 내용을 조사하게 하고 이를 양형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게 하는 것으로, 양형에 대한 국민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다.

제도의 법률적 근거는 법관이 형을 정할 때 각급 법원에 배치된 조사관을 통해 사건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ㆍ조사하게 할 수 있도록 한 형법 51조 및 법원조직법 54조.

하지만 이 조사관은 “형사사건에 있어 중요한 영역인 양형심리를 위한 조사활동의 근거가 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근거 법률인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19조에 대해서도 “집행유예 등을 선고하는 사건에서 법관이 보호관찰소에 요청을 하여 판결 전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일반적 양형조사에 대한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근거 법률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법원과 검찰은 양형심리의 주도권을 놓고 종종 갈등을 빚기도 했다. 법원은 검찰의 양형조사는 피고인에 대해 부당한 입김이 닿을 수 있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사소송법 상 근거 없이 법원이 자체적으로 양형조사를 하는 것은 사법권 남용이라는 이유로 양형심리권을 쥐기 위한 논리를 펼쳤다.

이 조사관은 “양형조사가 형사소송 절차에서 핵심 부분의 하나임에도 관계 기관간 의견 조율의 실패로 명확한 법률 근거가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은 일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형사절차에서 양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만큼 양형조사제도에 관한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