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원(회계사/전공무원/삼정KPMG부회장/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자가 기업 정보를 얻는 면에서는 미국보다 한국이 낫다”면서 우리나라 전자공시시스템(일명 다트ㆍDART)을 높게 평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다트는 금융감독원이 2000년 초에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온라인으로 제출받아 데이터로 구축된다.
강성원(회계사/전공무원/삼정KPMG부회장/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자가 기업 정보를 얻는 면에서는 미국보다 한국이 낫다”면서 우리나라 전자공시시스템(일명 다트ㆍDART)을 높게 평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다트는 금융감독원이 2000년 초에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온라인으로 제출받아 데이터로 구축된다.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자가 기업 정보를 얻는 면에서는 미국보다 한국이 낫다”면서 우리나라 전자공시시스템(일명 다트ㆍDART)을 높게 평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다트는 금융감독원이 2000년 초에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온라인으로 제출받아 데이터로 구축된다.

다트는 감독당국과 투자자는 물론 일반인도 누구나 원하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공시사항을 자유롭게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기업회계제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사회복지, 종교, 교육 등 비영리 공익법인의 재무정보 역시 공시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국세청이 운영하는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이다. 2009년에 도입된 이 시스템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 공익법인은 모두 이곳에 결산서류를 공시해야 한다. 다트와 마찬가지로 국민이 공익법인의 공시정보를 상시 열람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기부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일부에서는 공익법인이 재무제표를 공시하도록 했다는 점만 해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도입 후 5년이 지난 지금 그 성과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 성실하게 공시하는 법인도 많지만, 필수 공시사항을 누락하는 등 일견 불성실하고 부실한 공시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다트와 달리 공인회계사가 감사하거나 검토한 재무제표만 공시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의 관심 부족에 있다. 사람들이 공익법인에 기부를 꺼리는 이유로 늘 공익법인의 투명성 문제를 꼽지만 정작 공익법인의 공시사실도 잘 모르거니와 공시정보에는 관심이 없어서 부족한 공시정보를 지적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약한 것이 문제다. 그 결과 공익법인이 전문성을 키우거나 성실하게 공시하려는 유인도 없고,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인 공시가 되어가는 것 같다.

공익법인은 공익사업을 하는 이유로 사회의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는다. 그래서 공익법인의 투명성은 사회적 책무이자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요건이다.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공익법인에 영리기업 수준의 까다로운 의무를 부과한다. 우리나라도 올 초에 관련 법규를 개정해 보다 많은 법인이 한층 상세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공시의무를 강화했다.

법규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먼저 국민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공익법인의 공시는 감독당국이나 신경써야 할 일이란 태도는 공익법인의 투명성 강화와 개선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공익법인의 투명성 개선 필요에 의해 도입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은 앞서 언급한 대로 도입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이제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아 현 정부가 얘기하듯 철폐해야 할 규제로 오인될까 우려된다.

‘회계투명성’이라 함은 먼저 해당 조직이 재무정보를 정확한 회계기준에 맞춰 스스로 그리고 제3자 검증 등 공정한 절차를 갖춰 작성한다는 것이다. 즉 재무정보를 적시에, 숨김없이,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하는데 작성과정도 중요하지만 이해관계자와 모든 이들에게 재무정보를 공개한다는 ‘공시’는 필수적이다.

올해 공익법인 공시의무 강화를 계기로 국민들이 무관심한 태도를 버리고 공익법인의 공시정보를 적극 감시하고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했으면 한다. 당장은 공익법인이 전문성 부족으로 요구 수준을 100% 충족하지는 못하겠지만 점차 전문성을 확충해 나감으로써 선순환 구조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비영리 공익법인의 회계투명성 개선은 비영리 법인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고 사회적 신뢰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공익법인이 사회적 지원과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공시의 성실한 이행과 회계전문성 확충이라는 의무가 필수적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공익법인의 회계투명성 문제가 불식되고 그야말로 기부 활성화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