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그 여파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까지, 어느 정도 강도로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1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 총재는 “평생을 몸담아온 한은 총재로 임명된 것을 더할 나위 없는 영광으로 받아들인다”며 “우리 경제를 튼튼한 반석 위로 끌어올리는 데 헌신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데뷔 무대는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다. 기준금리 결정 자리에 총재 자격으로 첫 참여하게 된다. 역대 총재들이 취임 후 첫 금통위에서 기존 기준금리를 유지한 것으로 미뤄, 이달에도 동결이 예상된다.

이주열(한은총재/한국은행총재)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그 여파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까지, 어느 정도 강도로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주열(한은총재/한국은행총재)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그 여파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까지, 어느 정도 강도로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의 속도와 보조를 맞춰 금리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방향은 인상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역대 총재들도 취임 후 첫 조정은 인상이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콘퍼런스에서 양적완화 종료 후에도 예상보다 오랜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생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임 이 총재에게 쏠리는 관심은 경제성장과 고용안정까지 고려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 재정립뿐만 아니다.

그는 한은에 대한 ‘재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현행 경영관리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강조했고, 인사에 대해 “오랜 기간 쌓아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며 김중수 전 총재의 ‘파격 인사’와 다른 기준을 제시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체질 개선도 예고했다. 그는 “한은에 대한 외부 평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며 “한은이 밖에서 볼 때는 환경의 변화를 애써 외면하는 조직 이기주의의 한 형태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물가안정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총재. 안정과 성장, 두 바퀴를 조화롭게 굴려야 할 그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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