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좌우 진영의 벽 파괴 더민주, 여권거물 김종인 영입 安신당 “이승만은 국부” 외쳐 친노·DJ 결별…세대 재구성도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의원 주도 국민의당 등 4ㆍ13 총선을 앞두고 정국이 3당 체제로 급속하게 수렴돼가는 가운데, 국내 정치사의 전통적인 좌우 진영의 벽이 깨지고 있다. 한편에선 야권 각 계파간 이합집산으로 한국정치를 주도했던 세대 간 단절과 재구성도 이뤄지고 있는 양상이다. 호남 의원들이 더민주를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이동하면서 야권 주류를 떠받쳐왔던 호남축도 붕괴했다. 이념과 진영, 세대, 지역 등 한국의 전통적인 정치지형이 급속한 재편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다.

▶더민주로 간 김종인, 與가 토해낸 ‘경제 민주화’를 野가 받아안다=더민주는 14일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라며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지내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박 대통령의 ‘멘토’ ‘경제교사’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제민주화’에서 ‘경제활성화’로 기울자, 이를 비판하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선점했던 경제민주화 담론을 더민주가 받아안은 셈이다. 야당 한 재선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여당에 경제민주화 공약을 뺏긴 게 두고두고 뼈아프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역으로 한 여당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선택한 게 새누리당 운신의 폭을 넓힌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경제정책기조로 보자면 지난 대선에선 새누리당이 ‘좌(左)선회’한 것이라면, 김 전 의원의 정치 경력으로는 더민주가 이번엔 ‘우(右) 클릭’을 선택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전두환 정부에서 민정당 국회의원 2번,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및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18대 대선에선 김 전의원이 박근혜 후보 쪽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문재인 후보 쪽에 있었다. 4ㆍ13 총선에선 윤 전 장관은 국민의당 공동창준위원장을 맡았고, 김 전의원은 더민주의 선대위원장이 됐다. 윤 전 장관은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이회창 캠프 출신이다. 여권과 보수진영의 거물이 제 1, 2 야당의 총선을 지휘하게 된 것이다.

▶ “이승만 국부” 외친 安신당=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14일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승만 전 대통령 때 뿌려진 (자유민주주의의) 씨앗이 성장해서 4·19 학생혁명으로 터졌다”며 “어느 나라든 나라를 세운 분을 ‘국부’라고 평가한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보수ㆍ진보 사관이 첨예하게 갈리는 지점이다. 이 전 대통령을 ‘건국 영웅’ ‘국부’로 보는 시각은 보수진영의 전형적인 논리였다. 지난해 이 전 대통령 서거 50주년을 맞아 여당은 대대적으로 이 전 대통령 바로 세우기를 추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수차례 “이 전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진보성향의 사회학자로 꼽혔던 한상진 교수가 국민의당 공동창준위장의 자격으로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논리를 끌어안은 셈이다.

▶친노와 DJ의 결별, 운동권 이미지 탈피 도모하는 더민주=권노갑 전 의원의 탈당으로 더민주의 주류인 친노그룹과 동교동계가 결별했다. 또 더민주는 야권 주류를 지탱해오던 호남축을 잃었다. 문재인 대표가 영입한 인재는 운동권과는 큰 관련없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국민의당은 더민주 탈당 호남파 의원이 주축이다. 공천과 지역 이해를 둘러싼 이합집산이지만, 근저의 핵심은 야권에 대한 세대 단절 및 재구성에 대한 대중적 요구의 반영이다. 즉 김대중ㆍ노무현, 그리고 80년대 운동의 유산으로부터 단절하고 거듭나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는 야권 내의 요구가 담겼다.

이형석ㆍ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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